[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길거리 간식 노점상이 암으로 아들을 잃고 어린 손주들을 홀로 부양해야 하는 사연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구매 행렬이 이어졌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산둥성 산둥 석유화학기술대학 인근 탕후루 노점 앞에 긴 줄이 늘어선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했다. 시민들은 이달 간암으로 36세 아들을 떠나보낸 노점 주인 톈 씨를 돕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톈 씨의 아들은 지난 9월 말기 암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은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까지 졌으나 끝내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해당 사연은 인근 노점상 주인이 온라인에 게시하며 알려졌다. 학교 학생들이 이를 공유하면서 노점 앞에는 수십 미터에 달하는 대기 줄이 형성됐다.
톈 씨는 산사나무 열매, 딸기 등 신선한 과일에 설탕 시럽을 입힌 탕후루를 개당 4~5위안(800~1000원)에 판매한다. 학생들은 톈 씨를 돕기 위해 30~40개씩 대량 구매해 친구들과 나누거나, 꼬치 4개를 구매하며 1000위안(약 20만 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주문을 위한 별도 채팅방까지 개설됐다.
타지역 주민들도 톈 씨를 돕기 위해 차를 타고 찾아왔다. 이들은 물건을 사지 않고 결제 코드로 수백 위안을 송금하거나 생필품과 아동복을 두고 갔다. 이웃 상인들은 탕후루 제조를 돕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할아버지께서 앞으로의 삶을 따뜻함과 힘으로 살아가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톈 씨는 평소 200위안(약 4만 원) 수준이던 일일 수입이 3000위안(약 61만 원)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가 없는 기부금에 미안함을 표하며 중국 국영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아이들을 잘 키우고 열심히 공부하도록 가르칠 거다"라며 "아이들이 자라면 이런 선행 이야기를 들려주어 사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할 거다"라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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