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가의 명품 패딩을 입은 초등학생 무리가 노인을 조롱하며 약 올리는 상황을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온라인을 통해 전해진 뒤 공분을 사고 있다.
'나 잡아봐라' 하듯 할아버지 조롱한 초등생 무리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개그맨 김영민씨(44)가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 지하상가에서 겪은 일을 적은 글이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빠르게 공유됐다.
김씨는 "(오늘) 홍대에서 겪은 문화 충격"이라고 전제한 뒤 "매우 고급스러운 패딩을 입은 초등학생 무리가 연두색 배낭을 멘 할아버지를 향해 ‘나 잡아봐라’ 하듯 추격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흰색 패딩을 입은 한 초등학생이 노인을 조롱하며 도망가면 다른 아이들이 깔깔 웃으며 ‘할아버지, 가서 잡으세요’라고 부추기는 장면이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할아버지는 화가 난 모습이었지만, 초등학생의 걸음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아이들의 행동을 보니 노인을 조롱하고 도망가는 놀이가 처음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며 "내가 직접 붙잡아 혼내주려는데 인근에 있던 청년들이 ‘이리 와 보라’며 아이들을 잡으니 어린이들은 다시 순한 양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 보기 드문 오지랖이라 청년들에게 용돈이라도 주고 싶었는데, 경찰이 와서 상황을 확인하고 할아버지를 진정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이후 상황도 전했다.
건장한 고등학생들이 꾸짖어.."요즘 보기 드문 청년들"
김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당시 현장이 담겨 있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고가 패딩을 입은 두 명의 초등학생 앞에 건장한 고등학생 무리가 서 있다. 김씨가 말한 문제의 초등학생들을 꾸짖은 청년들로 보인다.
김씨는 "아이들의 부모가 아마 내 또래일 텐데, 평소 ‘틀딱’이라는 표현을 쓰며 노인 비하를 일삼는 주변 친구들이 문득 떠올랐다"며 "대한민국은 한 세대의 온전한 희생으로 성장한 나라다. 그 사회에서 노인을 비하하는 건 그 자체로 패륜"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글은 "몸에는 40만원짜리부터 100만원대 패딩을 걸치고 있는 명품 어린이들이지만, 결국 부질없다"고 꼬집으며 마무리됐다.
"늙음이 조롱이 되는 사회" 네티즌들 한탄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돈으로 키워진 아이 같다", "부모가 (이걸) 보면 자기 자식인지 바로 알 텐데 반성하길 바란다", "내 아이가 밖에서 저런 행동을 해 경찰까지 오면 너무 수치스러울 것 같다", "아이 인성은 결국 부모의 책임", "늙음이 조롱이 되는 사회가 너무 무섭다" 등 초등학생들을 질타하는 댓글을 올렸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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