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온라인 거대자료 기반 ‘2026년 사회 문화 흐름’ 분석·발표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을 빼놓고는 일상을 말하기 어려운 시대다. 올해 인공지능 관련 온라인 언급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넘어 인간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인간 중심 전환’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1일 온라인 거대자료 기반 ‘2026년 사회 문화 흐름’을 분석·발표했다. 2025년 1~11월 뉴스, 누리소통망(SNS), 온라인 커뮤니티, 영상 플랫폼 등에서 수집한 온라인 거대자료(빅데이터) 5억3800만 건을 분석했다. 전체 수집 데이터에서 핵심어 7만4760개를 도출해 온라인 여론과 생활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폈다.
케이-사회:회복에서 적응으로
이번 분석을 통해 제시된 6대 사회·문화 흐름은 △인공지능(AI) 이후의 인간 중심 전환 △나다움과 초개인화 시대 △웰니스 전환 △절제와 실용의 소비 윤리 △케이-컬처의 자부심과 감정 경제 △정서적 공감이 만들어 내는 공존 등이다. 문체부는 이 같은 흐름을 종합해 내년을 관통하는 대표 키워드로 ‘K사회(K-Society): 회복에서 적응으로’를 제시했다.
키워드 별로 살펴보면 인공지능 관련 온라인 언급량은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44% 늘어났다. 특히 인공지능 연관어 가운데 정책(147.5%), 보안(220.4%), 규제(109.1%) 등이 크게 증가해, 기술 발전과 함께 제도적 관리와 안전장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의 삶의 기준이 사회적 규범보다 중요해지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우리 사회가 ‘나다움’과 초개인화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다움’ 관련 온라인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직업·관계·여가 등 전반에서 ‘나에게 맞는 방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하나의 표준모델 대신 다양한 삶의 형태가 공존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강 인식 또한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일상적 관리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건강관리(웰니스) 관련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으며, 일상(125.2%), 노년(677.3%), 노후(181.1%), 저속노화(93.7%) 등의 연관어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수면·생활습관·마음 건강·노후 준비까지 아우르는 전 생애적 건강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건강이 개인 선택을 넘어 안정적 삶을 위한 사회적 기본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소비 영역에서는 절제와 실용을 중시하는 ‘소비 윤리’가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소비 관련 언급량은 13% 증가했고, ‘가성비’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무조건적인 소비 축소가 아니라 합리적 선택과 대안적 소비를 통해 지출을 관리하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으며, 친환경·윤리적 가치까지 고려하는 흐름도 병행되고 있다.
K컬처는 자부심과 감정경제로 확장되는 추세다. ‘K컬처’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했고, 팬덤과 자부심·정체성을 반영하는 연관어가 두드러졌다. 팬덤을 중심으로 한 공유·참여형 문화 소비는 공연·전시·관광·굿즈 구매 등 실물 소비로 이어지며, 온라인에서 형성된 감정적 공감대가 실물 경제 효과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성과 중심의 경쟁보다 정서적 공감과 회복 가능한 관계를 중시하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다. 관계·공감 관련 언급량은 20% 증가했으며 ‘회복’ ‘감정’ ‘소통’ 등 정서적 키워드가 크게 늘었다. 취향과 관심사 기반의 소규모 공동체가 정서적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잘되는 삶’보다 위기 속에서도 회복력을 갖춘 관계 구조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체부는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2026년 사회·문화 흐름을 전망하며, 국민 수요에 기반한 체감형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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