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탄핵 정국 소비 위축돼 자영업자 타격
새해엔 경기 회복돼 장사 잘되길 하는 바람
새해엔 경기 회복돼 장사 잘되길 하는 바람
[파이낸셜뉴스] "새해에는 제발 손님이 더 많이 찾아와 매출이 회복됐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은 탄핵 정국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유난히 힘들었던 한 해로 평가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매출은 줄고, 비용 부담은 커져 상당수 자영업자가 경영 한계에 내몰리기도 했다. 서민들은 2026년에는 경기가 회복돼 장사가 조금이나마 나아지기를 한 목소리로 희망했다.
31일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2025년 한 해가 유난히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종로구 주류 판매업자 김모씨(60)는 "장사를 한 지 6년째지만 정말 죽도록 힘든 시기였다"며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손님이 뚝 끊겼고, 그 영향이 이어지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했다"고 하소연했다.
40년째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65)도 "요즘 장사가 잘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상황이 갈수록 좋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해가 갈수록 더 힘들어지고 있다. 물가가 오른 것까지 고려하면 장사 여건은 더욱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통계에서도 이들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3·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7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잔액 증가세는 2022년 하반기 이후 둔화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0.7%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6%로 장기 평균(2012년 이후 1.41%)을 웃돌았다. 자영업자들의 금융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체감 경기 역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12월 초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를 보면 소상공인의 11월 체감 BSI는 75.0, 12월 전망 BSI는 83.2를 기록했다. BSI가 100 초과면 호전, 100 미만은 악화를 의미하는데, 두 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4.1p, 7.5p 하락했다. 체감지수와 전망지수가 나란히 떨어진 건 현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연말을 지나 새해를 맞이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새해에는 경기 한파에서 벗어나 고정 손님을 늘리고 매출도 회복해 안정적으로 장사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청와대 인근의 한식당 사장 김모씨(63)는 "2025년은 너무 힘들었지만, 최근 청와대 복귀 이후 단체 손님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며 "새해엔 고정 손님을 더 많이 확보해 안정적으로 영업하고 싶다. 줄였던 직원 수도 다시 늘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인시장 주변의 카페 주인 40대 이모씨 역시 "연말이라 그런지 커플이나 친구 모임 등의 손님이 늘어나며 매장이 활기를 띠는 분위기"라며 "2026년에도 이 기세를 이어 단골손님까지 더 늘리며 주변 가게들과 함께 행복한 장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정부가 침체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상생페이백' 사업 등이 일정 부분 도움이 됐지만, 여전히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며 "2026년에는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소상공인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박성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