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12만전자'에 '65만닉스'까지...올해 반도체株 2막 열린다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31 13:31

수정 2025.12.31 13:34


2025년 연초 대비 급증한 반도체 주가
(원, %)
종목명 2025년 1월 2일 종가 2025년 12월 30일 종가 등락률
삼성전자 53,400 120,400 125.46
SK하이닉스 171,200 652,000 280.84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연말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고대역폭 메모리(HBM) 테마가 다시 점화되며 반도체주 2막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가 2026년 메모리 수요 증가폭을 일제히 상향 제시한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관련주는 최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26년 D램 수요(비트 기준)는 전년 대비 26.1% 증가, 낸드플래시 수요는 2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폰, PC 등 전통 IT 세트 수요가 제한적 회복에 그치는 반면, 데이터센터 및 고용량 AI 서버 중심의 수요가 전체 메모리 소비를 끌어올리는 구조다.

업계는 향후 메모리 가격 및 실적 민감도가 일반 D램 수요가 아닌 HBM 믹스 변화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간 경쟁력 평가는 단순 생산능력보다 HBM 수율, 적층 기술, 고대역폭 제품 포트폴리오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BM 채택이 가속화되면서 D램 수요 증가율이 과거 사이클 대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AI 가속기와 HBM을 묶는 수요 체인이 2026~2027년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주요 빅테크가 차세대 AI 가속기 로드맵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HBM 탑재 용량 확대와 제품 세대 전환이 메모리 시장 전반의 구조적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2만400원, SK하이닉스는 65만20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이는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최근 이틀간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넣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30일 하루에만 2200억원에 달하는 개인 자금이 몰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 순매수 집중은 투자심리가 AI, HBM 테마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경쟁력 강화가 두 기업의 실적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전통 IT 수요의 회복 속도가 여전히 완만한 데다, 미·중 반도체 규제와 메모리 가격 변동 등 외부 변수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실적 가시성이 높은 HBM, 서버 메모리 업체 중심의 질적 선택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속도와 AI 투자 모멘텀의 지속 여부가 핵심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