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644억5746만달러(한화 237조6903억원)로 집계됐다. 보관액 상위 종목을 보면 테슬라가 284억3670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엔비디아(179억5475만달러), 팔란티어(67억5830만달러), 알파벳(64억4155만달러), 애플(45억7528만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보관액 상위 종목 구성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전통 빅테크 중심에서 AI 관련 개별 종목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 같은 변화는 종목별 수익률 격차와 맞물려 나타났다.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을 보면 팔란티어는 140.51% 급등하며 보관액 상위 종목 가운데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알파벳은 65.68%, 엔비디아는 35.59% 상승하는 데 그쳤고, 테슬라(19.81%)와 애플(11.97%)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오름폭을 보였다. 보관액 상위권 내에서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투자 흐름을 ‘선별 강화’ 국면으로 본다. 지수나 대형주 전반에 베팅하기보다는, 연중 수익률과 실적 가시성이 뚜렷한 종목에 자금을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AI 붐 확산 속에서도 하드웨어나 플랫폼 전반이 아닌,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금이 선별적으로 몰렸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AI 테마 전반으로 자금이 확산됐던 초기 국면과 달리, 실제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는 기업 중심으로 투자 대상이 빠르게 선별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2025년이 AI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된 해였다면, 2026년은 AI가 실제 성과를 증명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AI가 기업의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실질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는지가 검증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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