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첫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입주
14년 발묶인 재건축 해결사 된 '공공정비사업'
조합설립부터 준공까지 4년 9개월 마무리
14년 발묶인 재건축 해결사 된 '공공정비사업'
조합설립부터 준공까지 4년 9개월 마무리
동문디이스트는 지하 3층~지상 18층, 총 66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세대 수는 많지 않지만 역세권 입지에 더해 수요가 꾸준한 전용 59·84㎡로만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홍보 쇼룸으로 마련된 전용 59㎡는 방 3개와 욕실 2개, 거실, 주방, 다용도실로 꾸며졌다. 안방에는 드레스룸처럼 활용할 수 있는 깊은 펜트리와 화장대가 설치돼 있었고, 다용도실 역시 세탁기 여러 대를 놓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벽지와 조명, 주방 상판 등 마감 옵션은 조합 물량과 임대 물량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제품이 적용됐다. 이날 둘러본 쇼룸 또한 내년 임대로 공급될 물량 일부다. 쇼룸에서 만난 임철호 덕수연립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장은 "내 가족이 살 집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세대에 차이를 두지 않고 같은 옵션을 적용했다"며 "그 덕분에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내년 입주를 앞두고 이달 공급에 나선 단지 내 상가는 이미 1곳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전환점은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노후 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기존 도로 체계는 유지한 채 블록 단위로 주거 환경만 개선하는 방식으로, 민간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사업 기간이 짧은 것이 강점이다. 시·도별로 세부 요건에는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업 면적은 1만㎡ 미만이어야 하며, LH 등 공공이 참여할 경우 최대 4만㎡까지 확대해 추진할 수 있다.
덕수연립 입주민들은 2020년 12월 조합을 재정비한 뒤, 2021년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2023년 6월 착공에 들어가 약 4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준공을 마쳤다. 평균 15년 이상 소요되는 재건축 사업과 비교하면 10년 이상 기간을 단축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공동 시행자인 LH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임 조합장은 "공사비나 설계 변경 등 변수는 어느 사업장에나 생기기 마련인데, LH가 각종 심의와 조율 과정에서 완충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대주택 도입이 용적률 확보와 사업비 조달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전체 세대의 20%까지 임대주택을 공급하면 법적 상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조합은 용적률 391%를 적용받고, 사업비의 90%를 2%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었다. 임 조합장은 "재원 조달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방식"이라며 "전날 시공사에 마지막 잔금을 치르며 마침내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웃어 보였다.
전용 59㎡로 구성된 임대주택 14가구는 내년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LH는 서울 41곳(6451가구), 경기 남부 11곳(4963가구) 등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덕수연립에 이어 송파구 석촌동(55가구)과 마포구 연남동(82가구) 사업지는 철거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6년에는 양천구 목동(159가구), 광진구 자양동(129가구), 서초구 양재동(45가구)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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