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G 주식 거래대금 48조엔 돌파…AI 올인 전략에 자금 집중
오픈AI 지분 11% 확보…손정의, 사실상 ‘전면 베팅’
스타게이트·반도체·로봇 인수로 AI 인프라 수직계열화
AI 거품론 일축…내년에도 공격적 투자 기조 유지
오픈AI 지분 11% 확보…손정의, 사실상 ‘전면 베팅’
스타게이트·반도체·로봇 인수로 AI 인프라 수직계열화
AI 거품론 일축…내년에도 공격적 투자 기조 유지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올해 소프트뱅크그룹(SBG)의 주식 매매대금이 48조엔(약 443조7552억원)을 넘어서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종목으로 기록됐다. 미국에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계획을 시작으로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로봇 사업 인수 등 잇따른 AI 투자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AI 올인 전략’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SBG 주식 매매대금 2.2배..AI 투자 광풍 속 AI 올인 전략 덕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올해 주식 매매대금은 전년 대비 2.2배인 48조3683억엔(약 447조2907억원)에 달하며 2위인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디스코(41조9784억엔)를 크게 앞섰다. 지난 10월 하순에는 개별 종목으로는 처음으로 하루 매매대금이 1조엔(약 9조2476억원)을 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AI 장세를 타고 한때 연초 대비 3배 수준인 6923.80엔(주식 분할 전 기준 2만7695엔)까지 상승하며 상장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한때 40조엔(약 369조9040억원)을 돌파해 국내 1위인 도요타자동차와의 격차를 약 10조엔까지 좁혔다.
이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AI 베팅이 전세계를 휩쓸었던 AI 투자 열풍과 맞물린 결과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오픈AI에 대한 추가 출자분 225억달러(약 32조5980억원)의 납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픈AI에 대한 지분율은 11%가 됐으며 누적 투자액은 347억달러(약 50조1733억원)에 달했다. 투자 금액 기준으로 오픈AI 최대 주주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섰다.
손 회장은 성명을 통해 “오픈AI가 내세우는 ‘AGI(범용 인공지능)’의 진화를 통해 그 혜택을 인류 전체에 가져오겠다는 비전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SBG의 글로벌 리더십과 규모는 우리의 노력을 더욱 빠르게 진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의 ‘AI 올인 전략’은 사실상 오픈AI에 대한 전면 베팅으로 비쳐진다. 미국 엔비디아 주식을 매각해 오픈AI 투자 자금을 마련했고 영국 반도체 설계 자회사 암(ARM)의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의 미사용 한도도 전액 활용했다.
은행단이 참여하는 브리지론 조성, 개인 대상까지 포함한 회사채 발행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끌어모았다.
고토 요시미쓰 소프트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5년을 두고 “AI와 관련된 다양한 기회를 살릴 수 있었던 해였다. 장래의 자산이 올해 쌓였다”고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는 AI 분야의 중점 투자 영역으로 반도체 칩, 로봇, 데이터센터, 전력 등 4개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손 회장은 AI가 인류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 초지능(ASI)’ 실현을 향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내년 3월 기준 투자액은 421억달러(약 60조9945억원)로 예상된다.
■스타게이트 투자부터 반도체·데이터·로봇업체 인수까지
올해 소프트뱅크의 AI 베팅은 대규모 스타게이트 투자 계획으로 시작했다. 손 회장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 백악관을 방문해 오픈AI와 함께 미국에 4년간 5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 단독으로 미 텍사스주 산하 발전회사 SB에너지와 함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미국 반도체 설계 회사 암페어 컴퓨팅을 65억달러(약 9조4172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암페어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AI 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업으로 평가된다. AI 인프라용 데이터센터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확보해 오픈AI와의 투자 확대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난 8월 미국 인텔에 20억달러(약 2조8976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손 회장은 “인텔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첨단 반도체 제조와 공급이 미국에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인텔에는 며칠 뒤 미국 정부도 약 89억달러(약 12조8943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로봇과 기계를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피지컬 AI’ 사업 확대를 위한 포석도 놓았다. 지난 10월 스위스 ABB의 로봇 사업을 총 53억달러(약 7조6786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BB는 산업용 로봇 분야의 세계적 기업이다.
손 회장은 “ASI와 로보틱스를 융합해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획기적인 진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29일에는 미국 투자회사 디지털브리지그룹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강화해 오픈AI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AI 거품론에 손정의 "어리석은 얘기" 내년 투자 이어질 듯
다만 오픈AI와의 ‘운명 공동체’ 관계에는 위험도 존재한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지난 30일 종가 기준 4400엔(약 4만689원)으로 지난 10월 고점 대비 36% 하락했다. 도카이도쿄 인텔리전스 랩의 나카가와 다카시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AI에 대한 불확실성과 회의적인 시각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AI 관련주에 대한 과열에 더해 오픈AI가 선도해 온 AI 모델을 둘러싼 경쟁 격화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구글이 지난 11월 생성형 AI 최신 기반 모델 ‘제미니 3’를 공개하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달 ‘코드 레드(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개발팀에 기능 개선을 촉구했다. 최첨단 AI 개발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오픈AI의 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손 회장은 AI 거품론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월 한 국제금융회의에서 최근 AI 관련 주식의 과열에 대해 질문 받자 “AI가 거품이냐고 묻는 사람은 어리석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지난 6월 주주총회에서 AI 사업의 수익화 경로에 대해 “10년 후에는 약 600조엔(약 5548조5600억원)의 수익을 몇 개 회사가 나눠 갖는 구조가 될 것이다. 그중 한 곳이 우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이 ‘몇 개 회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손 회장의 AI 투자는 내년에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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