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268·10홈런의 충격... '8위 책임론' 나성범 지분도 상당
이제 KIA 4번타자는 나성범 밖에 없다
운명을 가를 '마지막 2년'의 카운트다운
이제 KIA 4번타자는 나성범 밖에 없다
운명을 가를 '마지막 2년'의 카운트다운
[파이낸셜뉴스] KIA 타이거즈와 나성범의 동행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2021년 시즌 종료 후, KIA는 6년 총액 150억 원(계약금 60억, 연봉 60억, 옵션 3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팅했다. 이는 김광현에게 깨지기 전까지 2017년 이대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대 FA 최고액 타이 기록이었다. 호랑이 군단의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을 향한 기대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난 지금, 냉정하게 계산기를 두들겨보면 이 계약은 '실패'에 가깝다.
기록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적 첫해인 2022년을 제외하면 나성범은 단 한 번도 건강한 '풀타임 시즌'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3년 58경기, 2024년 102경기에 그치더니, 급기야 2025년에는 82경기 출장에 타율 0.268, 10홈런이라는 커리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팀의 간판타자가 라인업을 수시로 비우고, 나와서도 부진하니 팀 성적이 온전할 리 없었다.
2025년 KIA가 8위로 추락한 데에는 '건강하지 못한' 나성범의 책임이 지대하다.
프로의 숙명은 냉혹하다. 잘하면 찬사를 받지만, 못하면 욕을 먹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15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받는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고액 연봉은 곧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의무이자 명령이다. 만약 기대 받는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기량에 대해 쏟아지는 날 선 비판은 오롯이 선수가 감수해야 할 몫이다. 지금 나성범을 향한 팬들의 실망과 비판이 가혹하다고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그동안 나성범의 잦은 부상 공백을 메워주던 '거목' 최형우가 이제 팀에 없다. 최형우는 불혹의 나이에도 꾸준함의 대명사로 팀 타선을 지탱해 왔다. 하지만 그 우산이 사라진 지금, KIA 타선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줄 선수는 오직 나성범뿐이다.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와 김도영이 3번과 5번을 나눠서 맡게 되겠지만, 냉정히 말해 이들은 전형적인 거포라기보다는 중장거리 유형에 가깝다. 팀이 필요할 때 한 방으로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4번 타자'의 위압감은 결국 나성범이 줘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아픈 나성범'은 용납되지 않는 이유다. 수비 부담을 덜고 지명타자로 나서는 한이 있더라도, 그는 타석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한다.
과거 KIA는 2017년 최형우 영입으로 무려 2번의 통합 우승이라는 대성공을 맛봤다. 그 달콤한 기억은 나성범을 향한 과감한 투자로 이어졌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성범 영입은 뼈아픈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최근 KIA 프런트가 외부 FA 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극합리주의를 표방하는 것은 나성범 계약의 실패가 준 트라우마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 또한 가능하다.
이제 나성범에게 남은 계약 기간은 딱 2년이다. 이 2년은 나성범의 야구 인생 전체를 좌우할 분수령이다.
2년 뒤 나성범은 우리 나이로 38세가 된다. 만약 지금과 같은 부상과 부진이 반복된다면, 그는 '150억 먹튀'라는 오명과 함께 Fa 시장의 찬바람을 감수해야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남은 2년 동안 극적인 부활에 성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형우가 그랬던 것처럼, 2~3년의 추가 계약을 통해 '롱런'의 길을 열 수 있다.
나성범의 부활은 KIA에게도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과제다. 이미 지갑은 닫혔다. 추가적인 거포 자원을 외부에서 수혈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나성범이 해줘야 한다.
"냉정하게 현재까지는 실패다."
이 불편한 진실을 뒤집을 시간은 이제 2년밖에 남지 않았다. 나성범은 벼랑 끝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할 수 있을까. KIA의 명가 재건은 나성범의 방망이에 달려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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