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2019년 1월쯤 국회의원 총 11명에게 정치자금을 '쪼개기 후원'한 혐의로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을 검찰에 송치한 가운데, 이른바 'TM(True Mother, 참어머니)' 보고서에는 당시 현역 여야 정치인들의 이름이 수차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TM 보고서에서 이들은 통일교 관련자를 만나거나 통일교 주최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거론됐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TM 보고서에는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현 대한석탄공사 사장)을 비롯해 심재권 전 민주당 의원, 정양석 전 자유한국당 의원, 이찬열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이 등장한다.
2017년 11월 29일 보고에서는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심재권 전 의원에 대해 '통일부 통일교육협의회가 개최하는 행사로 선문대 외국인학생이 주도하는 대학생토론회에 직접 참석해 축사하게 된다'고 거론됐다.
2017년 12월 9일 송광석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의 보고에서는 '국회에서 한일 터널 실현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있다.
또한 2019년 1월 24일 보고에서는 '심재권 의원 만난 후 정양석 자유한국당 외통위 위원도 만나 정 의원도 강 장관에게 전화토록 하겠다. 여야 외통위원이 양쪽에서 전화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물론 28일 강 장관과 일정이 잡히면 임종성 의원이 같이 들어갈 계획'이라며 정치인들을 만나 일정을 조율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강 장관은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돼 2021년 2월 퇴임했다.
이어 '임종성 의원을 통해 1차관을 만나려 했는데 인연이 없는 것을 확인했고, 방향을 바꿔 정태익 대사가 잘 아시니 정 대사가 내일 1차관과 전화해 25일 약속을 책임지기로 잡기로 했다'며 정태익 전 러시아 대사가 언급되기도 했다.
2019년 5월 22일 송 회장의 보고에서는 '김규환 의원에게 부탁해 학생들이 김규환 의원실을 방문해 격려의 말씀을 들었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심재권 의원실의 협조로 학생들이 국회 견학 후 헌정기념관에서 특별히 선물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보고에서는 '이찬열 교육위원장께도 참사랑평화학교를 소개하고 교육위원장 이름으로 표창장을 주시라고 부탁드렸다'며 당시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찬열 전 의원이 거론됐다.
2020년 9월 12일 신일본가정연합 도쿠노 에이지 회장의 서신 보고에는 '한국의 김규환 의원도 피스로드 간증을 하면서 지금이야말로 공생공영공의의 정신에 의거해 남북통일,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하는 훌륭한 발표(스피치)를 했다'는 부분이 있다.
다만 보고서에 총 29차례 언급된 김규환 전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아울러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서도 의심된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지난달 2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한국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검찰은 31일 송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한 총재 등에 대해서는 보완수사를 요청했다.
경찰 수사 결과 통일교는 2019년 1월쯤 개인 명의로 후원금을 지급하고 통일교 법인으로부터 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당시 현역 여야 국회의원 총 11명에게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같은 불법 정치자금 후원이 한 총재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한 총재 등 사건을 송치하면서도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의원 11명은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