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기성 한수현 박동해 기자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이 교단 산하 사학재단의 재정 독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에 로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통일교가 2023년까지 사학재단의 재정독립이란 현안을 설정하고 이를 위한 수입원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국책 사업 등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권에 접근했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일 뉴스1이 확보한 3200여쪽 분량의 통일교 내부 문건 'TM(True Mother·참어머니라는 의미로 한학자 총재를 지칭) 특별보고서'를 보면, 통일교는 2019년부터 사학재단인 선학학원의 재정 독립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문건에 따르면 한 총재는 2019년 1월 7일 주요 일정으로 당시 황 모 선문대 총장과 송 모 선학학원 이사장의 보고를 받았다. 이후 통일교에선 '선학학원 통합 및 자립을 위한 TFT(태스크포스팀) 구성 회의'가 진행됐고, 송 이사장과 황 총장은 수시로 한 총재에게 직접 보고하기도 했다.
선학학원 자립 문제는 크게 3가지 과제로 나뉘었고 이중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연간 60억 원 순수익 달성을 통한 재정독립' 문제였다.
송 이사장은 "2023년까지의 완전한 재정자립이라는 선학학원의 3대 핵심 전략 목표"라며 "지방 대학과 특수목적고, 사립초등학교 등을 주로 설치 경영하는 선학학원에게 있어서 위기 상황은 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재정 분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2023년까지의 완전한 재정 자립을 위해 최선을 다해오고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황 총장은 2019년 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4차산업혁신대학 사업은 지원 액수에 비해 상징성이 매우 크다. 지난해 신청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이번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국책사업은 재정지원 등 한마디로 대박사건"이라며 "그래도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참고자료, 언론보도와 대학별 국책사업 현황을 보내니 어머니(한학자 총재)께 심기 불편하지 않도록 잘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황 총장이 교육계와 무관한 한 총재에게 대학 국책사업을 보고해달라는 대목은 한 총재를 비롯해 통일교 차원에서 선문대가 추가 사업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선학학원의 재정 자립은 순조롭지 않았던 분위기다. 송 이사장은 2021년 12월 "재정자립 선언 이후 2019년부터 지난 2년간 선학법인은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도 매년 선문대에 법정부담금 총 80억 원을 지급했다"면서 "80억 원을 투자하게 되면 미래 수익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씨 돈을 선문대의 위기 극복을 위해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 이사장은 "선문대 측에서는 2021학년도 법정부담금을 26억 원(전체의 65%)만이라도 지급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인데 이는 선학학원 법인 전체 수익금의 170%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금액"이라며 "현재 법인이 할 수 있는 지급 한도를 넘어서는 금액"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송 이사장의 호소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기대감으로 전환됐다. 그는 지난 2022년 4월 " 참어머님의 영민하신 혜안으로 염원하신 윤석열 정권의 출범은 특히 교육계의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정권하의 교육 정책을 통해 선학학원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선문대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 규모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문대가 2020년 117억의 정부 재정지원을 받았지만 2023년 232억 원, 2024년 258억 원을 받아 정권교체 이후 정부 지원이 두 배 이상 폭증했다고 지적했다.
선문대는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지원을 받아 현장실습 명목으로 학생들을 통일교 산하단체인 세계평화재단, 선학역사편찬원 등에 파견했다.
이에 대해 선문대는 인근에 규모가 유사한 대학 전반에 대한 예산 지원이 증가했다며 전면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일교가 교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에 접근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학학원 재정 독립 문제도 정치권 접촉의 한 요인이었을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통일교는 교단의 숙원사업인 '한일해저터널' 건설 문제와 관련해 이를 연구·홍보하는 재단의 이름을 정치권의 도움을 받아 바꿨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계피스로드재단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설립 인가를 받아 2008년부터 평화통일재단이란 이름을 사용하다 2011년 5월부터 세계평화터널재단, 2017년 12월부터 세계평화도로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현재에 이르렀다.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세계평화터널재단에서 세계평화도로재단으로 이름을 바꾸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임 전 의원은 현재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통일교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게 현안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 원과 명품 시계를 건넸다는 의심도 받는다.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지난달 30일 선문대 총장을 지낸 황 씨, 선학학원 이사장을 지낸 송 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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