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아 인디아 2.0' 시대… 2030년까지 40만대 현지 판매" [인터뷰]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1 18:40

수정 2026.01.01 18:40

이광구 기아 인도권역본부장
글로벌 제조·공급망 역량 바탕
印 진출 초기부터 빠르게 안착
셀토스 필두로 RV 존재감 키워
성장 속도보다 지속성이 중요
베스트셀러 편중 구조 벗어나
전 라인업 균형 성장 추진할 것
"'기아 인디아 2.0' 시대… 2030년까지 40만대 현지 판매"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구루가온(인도)=김준석 특파원】 "2019년 진출 이후 지금까지는 시장을 여는 시기였다면, 이제부터는 완전한 정착을 위해 전략이 달라져야 합니다. 경쟁의 룰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아 인도법인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인도 뉴델리의 위성도시인 구루가온의 기아 인도권역본부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이광구 기아 인도권역본부장(부사장·사진)은 지난 7년간의 성과를 뒤로 하고 '기아 인디아 2.0'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 본부장은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크느냐가 아니라, 그 성장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지난 2019년 인도 시장 진출 이후 셀토스를 필두로 쏘넷, 카렌스로 이어지는 레저용차량(RV) 전략을 통해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웠다.

당시 초저가 해치백과 세단 일색이던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도심형 SUV는 수요가 뚜렷하지 않은 영역이었다. 시장을 주름잡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진입을 주저하던 분야였다. 이 본부장은 이 때 상황에 대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시장에서 기존 업체들이 먼저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지만, 당시 막 진출을 시작한 기업인 기아는 그 위험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아는 SUV 시장에 대해 '수요가 없다'가 아니라 '제대로 된 상품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기아는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SUV 콘셉트를 내세웠고, 이는 인도 소비자의 주행 환경과 가격 민감도에 딱 맞아 떨어졌다. 그 첨병이 셀토스였다. 셀토스 출시 이후 인도 내 SUV 수요는 빠르게 확대됐고, 기아는 쏘넷과 카렌스로 라인업을 넓히며 시장을 주도해갔다. 현재는 수십 개 경쟁 차종이 같은 세그먼트에 진입하며 시장 구도가 크게 달라졌다.

이 본부장은 기아 인디아가 초창기 안착에 성공할 수 있던 배경으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제조·공급망 역량을 꼽았다. 그는 "제품만 좋아서 성공했다고 하면 이는 현실을 너무 단순화하는 것"이라며 "체계적인 공급망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인도 진출 초기부터 부품 협력사 동반 진출, 현지 조달 확대, 연구·개발 연계를 통해 그룹 차원의 역량을 현지에 빠르게 이식했다는 설명이다.

기아 인도법인은 이제 '기아 인디아 2.0' 전략 아래 2030년까지 인도 내수 판매 40만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이 본부장은 "한 해 잘 팔리는 것보다 그 다음 해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신흥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리스크에 민첩한 대응 능력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부 베스트셀러에 편중된 구조에서 벗어나, SUV 중심 기조를 유지하되 세그먼트 다변화 등 전 라인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동화 전략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인도 정부가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 수요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인프라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전동화의 방향성은 유지하되, 당분간은 인도 시장에서 실제로 형성된 수요에 맞춘 전략적 속도 조절에 무게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