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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 시대, 탄탄한 기초실력과 규제완화가 답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1 19:12

수정 2026.01.01 19:12

기업 기본기 없으면 기회 놓칠뿐
창의력 막는 장애물도 걷어내야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 국가별 순위(2023년 기준). 출처=연합뉴스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 국가별 순위(2023년 기준). 출처=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다가오는 파도를 헤쳐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도전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승풍파랑의 정신은 거침없는 도전과 혁신을 뜻한다. 거센 바람을 타고 험한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듯, 시대의 변화를 기회로 삼아 과감히 뚫고 나가자는 뜻이다.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다. 미국발 관세위기가 체감적으로 다가오는 해인 동시에 인공지능(AI)발 새로운 산업 격변기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타고 글로벌 시장의 거친 파도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이 있다.

첫째, 탄탄한 기본기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성공적인 AI 전환을 위해서는 단단한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린다고 아무나 성공의 흐름을 타는 건 아니라는 말과 같다. 오랜 시간 기술력과 사업역량을 쌓아온 기업만이 AI라는 신산업에서 날개를 달 수 있다는 뜻이다. 기본실력 없이 바람만 좇는다면 새로운 변화의 기회가 찾아와도 활용할 수 없다. 최 회장이 말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자세, 즉 축적된 자산과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된다. 과거 정보기술(IT) 버블 시기를 돌이켜보면 기본기 없이 유행만 좇던 기업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다. 탄탄한 기반이 없다면 어떤 혁신의 바람도 오래갈 수 없다.

둘째,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이다. 아무리 기업들이 승풍파랑의 정신으로 시장에 뛰어들어도 낡은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면 무용지물이다. 거친 바다를 헤엄쳐 나가는 이에게 족쇄를 채우는 격이다.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면 기업에 자율의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정부는 AI를 비롯한 신산업 분야에서 과감한 규제완화와 제도개선을 단행해야 한다.

최근 산업 경쟁은 기업 단위를 넘어 국가 간 각축전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AI 산업 육성을 위해 파격적인 지원과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우리만 구태의연한 규제의 틀에 갇혀 있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창의적 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걷어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꽃필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게 정부의 몫이다.

물론 규제를 무조건 다 풀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행정편의주의에 기댄 규제는 독이다. 규제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된다. 가령 데이터 활용, 개인정보 보호, 신기술 실증 등의 영역에서 합리적 규제체계가 절실하다.
안전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스마트한 규제가 필요하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규제 혁파만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길이다.
규제의 목적은 혁신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