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헌신 돌아온 건 '무시'와 '기약 없는 기다림'"
마이클 김 디렉터 실명 거론하며 '직격탄'
"지난 시즌 초 외면받다가 이적 권유하는 말도 들어"
마이클 김 디렉터 실명 거론하며 '직격탄'
"지난 시즌 초 외면받다가 이적 권유하는 말도 들어"
[파이낸셜뉴스] 전북 현대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캡틴이었던 홍정호(36)가 8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며 구단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었다. 남은 건 "존중받지 못했다"는 베테랑의 절규 뿐이었다.
홍정호는 1일 자신의 SNS에 의미심장한 검은색 이미지를 게재하며 전북 현대와의 결별 심경을 밝혔다. 단순한 작별 인사가 아니었다.
홍정호의 입장문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구단의 협상 태도였다. 지난 시즌 더블 우승과 베스트 11 선정 등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구단과 미래를 이야기할 때, 나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다"며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한 미팅에서도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이미 정해진 답을 모호하게 둘러대는 질문들만 가득했다"고 폭로했다. 사실상 구단이 '결별'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시간을 끌며 선수를 지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홍정호의 화살은 전북 현대 마이클 김 테크니컬 디렉터를 정조준했다. 홍정호는 "디렉터님이 바뀐 뒤 이유를 알 수 없는 채로 외면받았다"며 "어느 순간 이적을 권유하는 말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구단 직원의 실수로 AFC 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이 누락되어 경기에 뛰지 못했음에도, 이를 핑계 삼았다는 충격적인 주장도 제기됐다. 이는 단순한 전력 외 통보를 넘어, 베테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조차 지켜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감독 고유 권한인 선수 기용 문제를 디렉터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홍정호가 느낀 박탈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북은 정정용 감독 체제로 전환하며 홍정호 외에도 권창훈, 송민규 등 주축 자원들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리빌딩이라는 명분 하에 진행되는 '칼바람'이지만, 8년을 헌신한 주장에게 보인 태도는 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홍정호는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더 이상 받을 수 없었다"는 말로 전북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전북 왕조'를 이끌었던 레전드의 쓸쓸한 퇴장이 과연 '명문 구단'다운 이별 방식이었는지, 전북 현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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