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바티칸도 홀렸다" 교황이 대전 성심당에 직접 편지 쓴 사연은?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1 19:38

수정 2026.01.01 19:37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선 성심당
오전부터 긴 줄이 늘어선 성심당

[파이낸셜뉴스] 대전의 명물 '성심당'이 이제는 한국을 넘어 바티칸의 인정까지 받았다. 단순히 빵이 맛있어서가 아니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에서 시작해 70년간 이어온 '나눔의 철학'이 로마 교황청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1일 성심당과 천주교계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이 성심당의 창립 70주년을 맞아 이례적인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메시지는 지난달 한국을 찾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을 통해 직접 전달됐다.

교황의 친필 서명이 담긴 이 편지에는 단순한 축하를 넘어선 깊은 존중이 담겨 있었다.

교황은 메시지를 통해 "대전의 유서 깊은 제과점, 성심당에 축복의 인사를 전한다"며 입을 열었다. 특히 교황이 주목한 것은 성심당의 '매출'이 아닌 '가치'였다. 그는 "성심당이 지난 세월 '모두를 위한 경제' 모델을 통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이뤄낸 사회적·경제적 업적에 깊은 치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성심당 70주년 비전선포식 안내문.(성심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사진=뉴스1
성심당 70주년 비전선포식 안내문.(성심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사진=뉴스1

성심당과 교황청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성심당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교황의 식사 빵을 책임지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성심당 오너 일가의 이력이다. 수십 년간 남은 빵을 고아원과 양로원에 기부하고 장학재단을 운영해 온 공로로, 임영진 대표는 2015년 평신도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인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기사 훈장'을 받았다. 그의 부인 김미진 이사 역시 2019년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을 수훈했다. 사실상 부부가 모두 '교황청 인증'을 받은 셈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번 메시지에서 "여러분이 이 훌륭한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기를 격려한다"고 덧붙였다.

하루에도 수만 명이 줄을 서는 '튀김소보로'의 대박 신화 뒤에는, "빵을 통해 형제애와 연대를 실천한다"는 창업 정신이 있었다.
대전역 노천 찐빵집으로 시작해 이제는 교황의 축복을 받는 글로벌 '소셜 기업' 모델이 된 성심당. 이번 교황의 메시지는 성심당이 단순한 빵집을 넘어 한국 사회에 던지는 울림이 무엇인지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