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보좌진 갑질’ 野 출신 이혜훈 탐탁찮은 與

송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2 16:45

수정 2026.01.02 20:35

장철민 의원, 갑질 논란 지적하며 이 후보 사퇴 촉구
진성준도 "잘한 인사는 아니다"라는 입장 밝혀
'민생쿠폰 포퓰리즘,' '반탄 삭발 강요' 등 과거 전적도 속속 드러나
與 일단 인사청문회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비상계엄 내란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비상계엄 내란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보수 정당 3선 의원 출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를 두고 집권 여당 내에서 마뜩찮아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 '보좌진 갑질' 이력으로 논란을 빚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서 사퇴한 강선우 의원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김병기 의원을 연상시켜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당 내에서 가장 먼저 이 후보에 향한 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했다. 장 의원은 이 후보가 과거 국회의원 시절 인턴 직원에게 "널 죽여버리고 싶다"고 한 폭언 녹취록을 두고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된다. 즉시 사퇴하라"고 썼다.

이는 이 후보가 차기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여당 내에서 나온 첫 사퇴 촉구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2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잘한 인사라는 생각은 안 든다"고 입장을 전했다. 진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내란·갑질 문제 등을 낱낱이,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그 결과를 가지고 임명 여부를 대통령께서 최종 판단해 주셔야 한다"고 했다.

보수 인사를 포함한 청와대의 '탕평책' 기조에도 불구, 민주당이 이처럼 이 후보에 대해 탐탁지 않게 반응하는 배경으로 '보좌진 갑질'에 대한 민주당의 트라우마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지방선거 당시 공천 대가성 현금 1억원을 받은 의혹으로 1일 당에서 제명된 강 의원은 지난해 여름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으나 보좌진 갑질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며 자진 사퇴한 전적이 있다. 여기에 취임 초부터 전 보좌관의 갑질 폭로로 기싸움을 벌이던 김 전 원내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지난해 연말 사퇴하는 등 '보좌질 갑질 여부'가 당정청의 주요 인사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도 이 후보에 대한 지명 철회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도는 실정이다.

이 후보는 '갑질 폭로'에 대해 "변명의 여지 없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밖에도 과거 민생소비쿠폰과 재난지원금을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이력이 있는 이 후보가 이재명 정부의 확대 재정 기조에 걸맞는 행정을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이 후보에 대한 자격 논란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자신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던 중구·성동 을에서 시·구의원들에게 탄핵 반대 촉구 삭발까지 강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에서는 "입신양명을 위한 태세 전환"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후보에 대한 인사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는 보좌진 관련 사안에 대해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성찰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탄핵 반대 발언에 대해선 '당파성에 매몰되어 본질을 놓쳤다'며 고개를 숙였다"며 "이러한 사과의 진정성과 변화의 실천 가능성은 인사청문회라는 제도적 절차 속에서 엄정하게 검증될 사안"이라고 전했다.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