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 없어 떠돌았는데"... 호주 정부, '해외 체류' 꼬투리 잡았다
16일이면 모든 꿈 사라진다... '유일한 女 국대' 외면한 차가운 행정
16일이면 모든 꿈 사라진다... '유일한 女 국대' 외면한 차가운 행정
호주를 위해 빙판 위에서 청춘을 바쳤다.
자국에 훈련장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땀방울을 흘려 기적처럼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호주 정부의 차가운 '거절' 통보였다. 한국 국적의 호주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효진(24)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불과 3주 앞두고 선수 생명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김효진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 9월 신청한 호주 시민권이 지난달 15일 거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호주 빙상연맹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올림픽 엔트리를 제출해야 하는 마감 시한은 오는 16일. 불과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다.
사연은 기가 막히다. 한국 쇼트트랙 유망주였던 김효진은 2019년 호주 유학길에 오른 뒤, 불모지나 다름없던 호주 쇼트트랙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2025-2026시즌 ISU 월드투어에서 맹활약하며 호주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올림픽 1000m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말 그대로 호주 빙상의 '희망'이었다.
하지만 호주 이민국은 김효진의 '해외 체류'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진은 "호주에는 국제 수준의 훈련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해외 생활이 불가피했다"며 "나는 국제무대에서 뛰는 유일한 호주 여자 선수로서 지난 수년간 호주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호주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 해외를 떠돌며 훈련한 것이 오히려 시민권 거부의 빌미가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김효진은 지난해 7월 영주권을 취득한 뒤 곧바로 시민권을 신청하며 올림픽 출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 했으나, 호주 정부의 행정적 잣대에 가로막혔다.
그녀는 "시간이 촉박하지만 올림픽 출전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만약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내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부당함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호주를 위해 헌신한 대가가 '올림픽 출전 좌절'이라는 비극으로 끝날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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