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쿠팡 '1인당 5만원' 보상안 후폭풍…시민들 '부글부글'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4 16:04

수정 2026.01.04 16:03

쿠팡, 오는 15일부터 쿠폰 지급
소비자들 "쿠폰 쓰려면 돈 더 써야"
탈퇴 회원 재가입 필수 지적도
향후 소송 절차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 앞에 걸린 쿠팡 규탄 현수막. 뉴시스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 앞에 걸린 쿠팡 규탄 현수막.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전원에게 5만원 상당의 보상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시민들 사이에선 '생색내기용 보상안'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쿠팡의 배상안이 비판 여론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하며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개 계정의 고객들에게 △쿠팡 종합몰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 2만원 △알럭스 상품 2만원 등 총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5일부터 지급하며 탈퇴 고객도 포함된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번 보상안의 내용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하고 있고 보상 규모나 방식에 비춰봐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쿠팡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5000원에 불과하다. 구매이용권을 여러 서비스에서 쓰도록 쪼갠 탓에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선 쿠팡의 자사서비스를 수차례에 걸쳐 사용할 수밖에 없다. 대학원생 조모씨(28)는 "혼자 자취를 하고 있어서 정보가 유출되고 결제 수단이나 주소 등을 다 삭제했는데 정보 유출은 물론이고 이러한 노력에도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여행상품(쿠팡트래블)과 명품(알럭스)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홍보 수단이라는 반발도 사고 있다. 쿠팡 트래블과 알럭스는 판매 단가가 높은 제품을 주로 판매해 2만원짜리 이용권으로 살 만한 제품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소 수십만원의 사비를 들여야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탈퇴한 회원은 재가입하지 않으면 사실상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쿠팡 측은 탈퇴 회원에게도 보상하겠다고 밝혔으나, 탈퇴를 취소하거나 데이터를 복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구매 이용권을 쓰려면 다시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이번 사태로 쿠팡을 탈퇴한 직장인 김모씨(31)는 "생필품을 빠르게 배송해 주는 플랫폼이 많아서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서 또 회원 가입할 계획은 없다"면서 "쿠팡의 후속 대처가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보상안이 발표됐더라도 정보 유출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 절차는 무리 없이 진행될 거로 전망했다. 민법상 손해배상은 원칙적으로 금전(현금)으로 해야 한다.
보상안의 내용도 실질적인 피해를 구제하기 매우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오히려 쿠팡 측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손해배상 책임 인정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쿠팡을 상대로 집단소송 절차를 진행 중인 정구승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쿠팡이 제시한 보상안은 사실상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홍보하는 성격에 가깝다"면서 "쿠폰을 받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철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