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좌파 정권 교체 목표…중남미 中 영향력 차단 포석도
[파이낸셜뉴스]미국의 3일 베네수엘라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남미 지역에 대한 확실한 패권 유지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전략적 우선순위를 서반구, 북미와 중남미에 두겠다는 신먼로주의의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판 먼로주의인 이른바 '돈로주의'가 본격적으로 구현되는 첫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공개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인도·태평양, 유럽, 중동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되 전략적 우선순위를 서반구, 북미와 중남미에 두겠다는 고립주의 성향의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서반구(남북 아메리카 대륙)는 내 구역'이라고 주장하는 신(新)먼로주의 노선을 공식화한 것이다.
여기엔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중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으면서 북미와 남미를 가르는 파나마를 비롯해 천연자원의 보고인 베네수엘라, 미국의 '턱밑'인 쿠바 등 북중미 여러 나라에 차관·원조와 투자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해왔다.
이날 미국이 수도 카라카스 등 베네수엘라 영토를 전격 공습하고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한 것은 이런 중국에게 사실상 강한 경고를 보낸 것이며, 이 지역에 대한 제3국의 침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주의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보낸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의 이런 행동을 두고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통제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은 훔친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이용해 정권 유지와 마약 테러리즘, 인신매매, 살인, 납치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과거 우고 차베스 정권이 엑손모빌 등 서구의 석유 메이저 기업들이 개발한 유전을 국유화한 뒤 정권의 자금줄로 활용해온 것을 지적한 것이었다.
미국의 이번 공습은 향후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공습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이 자국 영토와 국민을 공격했다고 비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엔 사무총장, 기타 국제기구에 미국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콜롬비아와 쿠바, 이란 등 베네수엘라와 가까운 국가에서도 미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작년 9월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미사일로 타격한 뒤 생존자들을 상대로 2차 공격을 했다가 국내외에서 전쟁범죄라는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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