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5일(현지시간)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이 3일 새벽 베네수엘라를 전격 침공해 니콜라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 정권 이양기에 통치하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언했기 때문이다.
시장에 ‘점령 리스크’가 등장하게 됐다.
작전명 ‘남부의 창(Southern Spear)’
미군은 3일 새벽 2시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 관저와 그 주변 군 기지를 공습하고, 특수부대를 보내 마두로 부부와 고위 관리들 일부를 체포했다.
이들은 미국 뉴욕에서 마약 운반 등의 범죄와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참수작전의 성격을 띤 이번 작전은 1989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 당시 같은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식의 단기 군사작전으로 끝나는 듯했다. 공습에서 압송까지 단 세 시간이 걸렸다.
미국은 지난해 말 베네수엘라 인근에 항공모함을 비롯해 전함들을 급파하고,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을 주변 지역에 배치했다.
그라울러 전자전기는 공습 전 적진에 침투해 적의 대공망을 무력화하는 항공기다.
아울러 참수작전에 투입되는 미 해군 특수전전단(네이비실) 6팀(데브그루), 델타포스, 레인저 연대 등도 베네수엘라 인근에 배치됐다.
베네수엘라 침공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미국은 허를 찌르듯 3일 전격적인 작전에 나섰다.
돈 한 푼 안 드는 공동 통치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곧바로 빠지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대국민 연설과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 정권을 부통령이 승계했다면서도 안정적인 정권 이양이 마무리될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한 그룹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상군 주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파나마 침공 당시 미국은 마약 카르텔과 연관돼 있다는 혐의를 받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체포해 압송했고, 그 과정에서 곧바로 정권을 이양했다. 노리에가가 당선 무효화한 기예르모 엔다라를 대통령에 앉히고 철수했다.
이번엔 다르다.
트럼프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특정 그룹과 베네수엘라를 공동 통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지상군 주둔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베네수엘라 통치에는 돈이 한 푼도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팔아 통치 비용을 마련하겠다는 의도이다.
점령 리스크
미국이 치고 빠지기 작전을 펼쳤던 1989년 파나마 침공 당시 뉴욕 증시 충격은 크지 않았다.
1989년 12월 20일 미국이 침공하기 전 석 달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약 1.8% 상승했다.
침공 직후에는 2.9% 급락했고, 석 달 뒤에는 7% 가까이 하락했다.
그렇지만 작전이 완료된 1년 뒤에는 15% 상승했다.
지정학적 불안을 단기에 해소하면서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군이 지상군을 주둔시키며 통치했던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흐름은 다르다.
전쟁은 2003년 3월 20일 시작됐지만 시장은 이미 2002년 하반기부터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며 고전했다. 전쟁 시작 석 달 전 전쟁 프리미엄이 반영돼 S&P500 지수는 15% 하락했다.
그러나 막상 전쟁이 시작되자 증시는 V자 반등에 성공했다. 미군이 압도적인 전력으로 이라크 군을 파죽지세로 몰아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개전 후 석 달 동안 S&P500 지수는 15% 넘게 뛰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고 전쟁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증시 상승을 부추겼다.
그렇지만 미군이 점령해 이라크를 직접 통치하면서 증시에 부담이 됐다.
미군 주둔 비용이 폭증하고, 재정적자가 불어나자 국채 수익률이 뛰면서 증시를 압박했다.
2003년 3월 시작해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에 미국의 승리로 이라크 전쟁이 끝이 나자 2003년 26.4% 폭등했던 S&P500 지수는 미 점령 리스크 속에 이듬해인 2004년에는 상승률이 9%로 뚝 떨어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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