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트럼프식 마두로 체포에 국제사회 분열…'국제법' vs '정권 종식'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4 10:54

수정 2026.01.04 10:54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외국 정상 체포라는 전례 없는 상황 발생
유엔·중국·러시아는 국제법 위반과 위험한 선례를 집중 제기
유럽은 신중론 유지하며 평화적 전환과 자제 촉구
중남미 국가들은 강한 반발과 공개 지지로 양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군사작전을 벌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자 국제사회에서 우려와 비판, 환영이 엇갈렸다. 유럽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중남미 다수 국가는 국제법 위반을 문제 삼았고, 일부 트럼프 행정부 우호국들은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유엔·중국·러시아 "위험한 선례"…국제법 위반 비판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사무총장은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모든 국가가 온전히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이번 사안에서 국제법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데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조치를 패권적 행태로 규정하며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미국이 주권 국가, 그리고 한 국가의 대통령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한 데 대해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국제법 준수와 타국 주권 침해 중단을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공격을 "깊은 우려와 규탄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념적 적대감이 실용주의를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란 역시 이번 작전이 유엔 헌장 위반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유럽은 신중, 중남미는 분열…동맹국은 환영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응이 이어졌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 대표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했다며 베네수엘라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EU는 마두로의 정당성 부족을 거듭 지적해왔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국제법과 유엔 헌장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베네수엘라 국민 편에 서서 평화롭고 민주적인 전환을 지지한다"며 국제법 존중을 강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이 마두로 정권의 종식에 "눈물 흘리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희망하며 미국과 상황 전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독재와 인권 침해에 맞서 자유롭게 살 권리를 옹호해왔다"며 마두로 정권이 이러한 원칙을 위반해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프랑스의 장 노엘 바로 외무장관은 "지속 가능한 정치적 해법은 외부에서 주어질 수 없다"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선을 그었다.

중남미 국가들의 반응은 더욱 엇갈렸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국제법을 위반해 지역을 불확실성과 적대감으로 몰아넣는 미국의 개입 역시 인정할 수 없다"며 협상을 통한 평화적 중재를 제안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일제히 미국의 군사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자유가 전진한다! 자유 만세!"라고 환영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미국의 조치에 동조하거나 정당성을 부여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