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서울 ‘쓰레기 대란’ 피했지만 종량제 봉투가격 상승 불가피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4 18:16

수정 2026.01.04 21:42

올해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서울 소각장 포화상태에 지방으로
민간 처리 물량 늘며 비용 부담↑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수도권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 규탄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수도권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 규탄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첫날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의 '직매립 금지'가 시행됐다. 2021년 논의를 시작한 이후 소각장 확충 등 대안이 마련됐어야 하지만 결국 한 곳의 신규시설도 갖추지 못한 채 매립부터 금지됐다. 각 기초지자체는 전국의 민간소각장 등으로 쓰레기를 보내고 있지만 공공 대비 비용이 비싸 결국 시민에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5개 자치구 대부분은 민간소각장과의 위탁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각 지역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의 처리 책임은 시가 아닌 기초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해서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바로 매립지에 묻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다. 지난해까지는 종량제 봉투를 통째로 묻을 수 있었지만 개정 폐기물관리법이 시행된 올해부터는 소각 후 남은 재만 땅에 묻을 수 있다. 수도권매립지에 매립하던 생활폐기물의 양은 서울만 연간 20만t에 달했다.

서울 내 기존 운영하던 소각시설은 노후돼 기존 매립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천과 노원, 강남, 마포 소각장 모두 운영된 지 20년을 훌쩍 넘겼다. 하루 소각이 가능한 규모는 양천 336t, 노원 543t, 강남 788t, 마포 574t 등 2241t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이미 직매립 금지 이전부터 임계점에 가깝게 가동 중인 상황이다. 서울시 일평균 생활폐기물 3200t 가운데 70% 이상을 기존 소각장에서 처리하고 있어 직매립 금지 이후 새롭게 발생하는 나머지 30% 가량을 새로운 소각장으로 보내야 한다.

당장 '쓰레기 대란'을 피하기 위해 각 자치구들은 지방까지 민간 소각장 계약을 넓히는 중이다. 강남·송파·성동·영등포·중구 등은 경기는 물론 충북·충남 지역 민간 소각업체 및 재활용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소각장 증설 없이 민간으로 소각 물량이 넘어갈 경우 시민 부담 역시 늘어날 공산이 크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공공 소각장 처리 비용은 t당 평균 13만1000원인 데 비해 민간 소각장은 평균 18만1000원으로 약 38% 비싸다.


반면 종량제 봉투는 1995년 제도 도입 이후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가격 인상을 제외하면 9년째 동결 중이다. 20L 봉투 가격은 2014년 평균 363원에서 2015년 440원, 2017년 490원으로 멈춰서 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당장 처리 가능한 소각장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을 동원할 경우 쓰레기 처리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서울 쓰레기를 지방에서 처리하며 발생하는 추가비용과 함께 처리 지역의 환경부담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