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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발목 잡힌 정유업계... 공급과잉 탓 유가하락 압력 커져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4 18:32

수정 2026.01.04 18:32

정제마진 5주째 내림세 이어가
고환율 발목 잡힌 정유업계... 공급과잉 탓 유가하락 압력 커져
최근 2년여간 최고점을 찍던 정제마진이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정유업계의 올해 전망도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5달러 하락한 수치다. 복합정제마진은 한 때 배럴당 18달러선까지 오르며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값으로,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 정유 시설 가동 중단 및 유지 보수로 정제마진이 한 때 올랐지만, 글로벌 기관과 투자은행(IB)의 공급과잉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는 데다 올해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말하는 정제마진은 실제 수익성보다는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 간 스프레드(가격차)에 가까워 현장에서 체감하는 마진과 괴리가 큰 경우가 많다"며 "정유 시설 가동 중단 등의 여파로 한 때 배럴당 18달러까지 올랐던 정제마진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는 단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고환율이 정유업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때 15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는 1440원선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 전량을 해외에서 달러화로 사들이고 있어 환율 변동에 취약하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분기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환율이 10% 오를 시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약 1544억원 감소하는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사들은 파생상품 거래 등을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하고 있지만, 원유 수입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수요 둔화를 불러올 수 있다.

유가 하락 가능성 역시 우려 요소다.
유가가 내려가면 이전에 비싸게 들여온 원유로 만든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국제 유가는 각종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있었음에도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더 나아가 국네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올해 최대 하루 400만배럴의 공급 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