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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규제완화로 생산성 도약 초기 국면" 일자리 감소·불평등 구조 심화 우려도 [전미경제학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4 19:15

수정 2026.01.04 19:15

전미경제학회 최대 화두는 'AI'
컬럼비아대 로라 벨드캠프 교수가 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병철 기자
컬럼비아대 로라 벨드캠프 교수가 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필라델피아=이병철 특파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는 인공지능(AI)이었다. AI와 고용, AI 시대의 불평등 문제는 지난해부터 급부상한 핵심 이슈다.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일(현지시간) 연차총회에서 인공지능(AI) 확산이 미국 노동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일자리 창출 속에서도 강한 성장률이 나타나는 국면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더라도 고용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다.

폴슨 총재는 "우리가 생산성 증가가 한 단계 도약하는 초기 국면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AI와 규제 완화에 의해 촉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AI 관련 초기 투자의 성격을 짚으며 "AI에 대한 초기 투자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분야에 집중돼 있는데, 이런 투자는 많은 노동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AI가 경제 전반에 완전히 내재화되면, 상대적으로 적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강한 성장의 시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통화정책 당국에 상당한 도전이 된다고 강조했다. 폴슨 총재는 "통화정책은 수요의 경기순환적 둔화를 상쇄할 수는 있지만, 노동 수요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실시간으로 성장이 구조적 요인인지, 경기순환적 요인인지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층과 초급 일자리 둔화를 언급하며, 과거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되던 현상이 AI에 취약한 직무군과 겹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연차총회에서는 AI가 노동시장뿐 아니라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로라 벨드캠프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AI는 기술이지만 데이터는 연료"라며 데이터 시장의 경쟁과 분배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제시했다.

벨드캠프 교수는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이나 웹서핑을 할 때 생성되는 데이터가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핵심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의 데이터 가치를 인식하지 못한 채 거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의 데이터는 사실상 하나의 지불 수단"이라며 상품·서비스 구매 행위와 데이터 제공을 분리하는 '언번들링(unbundling)'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벨드캠프 교수는 "산업혁명 시기처럼 생산이 자본집약적으로 바뀌면서 자본의 몫은 늘고 노동의 몫은 줄어들었다"며 "AI 시대에도 생산성 향상의 이익을 어떻게 공유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