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격 준비" 압박과 회유
美, 중남미 전략적 관리 강화
中 석유채굴권 휴지조각될 판
美, 중남미 전략적 관리 강화
中 석유채굴권 휴지조각될 판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면서 베네수엘라 사태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대법원의 권한 승계조치를 취했지만 정국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미국의 개입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베네수엘라 내부 실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이 과정이 국제사회와 에너지 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가 향후 사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먼로주의' 내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확고한 결의' 작전을 통해 중남미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전면에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직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장기주둔이나 직접통치 가능성에는 선을 긋는 발언을 내놓았지만, 동시에 "2차 공격"과 "상황 관리"를 언급하며 개입 여지를 남겼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미국이 중남미를 전략적 영향권으로 관리하겠다는 '신(新)먼로주의' 노선을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트럼프식 먼로주의, 즉 '돈로 독트린'이라고 부른다. 냉전 이후 다자주의라는 이름 아래 느슨해졌던 미국의 뒷마당 통제권을 다시금 '힘'으로 확립하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미국은 사법 집행과 범죄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베네수엘라 정권의 핵심을 제거하며 정국 전환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과거 전면 침공과 달리 이번 작전은 표적화된 군사개입에 그쳤다는 점에서 미국의 선택지는 복수로 열려 있다. 미국이 향후 취할 수 있는 경로는 크게 3갈래로 거론된다. △베네수엘라 내부 권력이양을 지켜보며 외교·정보 채널을 통한 간접 관리 △정국혼란이 심화될 경우 추가 군사·치안 개입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개입 수위 축소다. 현재로서는 첫번째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양국 관계는 오랜 대립의 연속이었다. 1999년 우고 차베스 집권 이후 반미 노선이 강화됐고, 마두로 체제에서는 제재와 외교단절이 고착화됐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내부 권력과의 협상채널을 열어 두려고 하고 있어 관계 재설정도 가능한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내부권력·석유·중국 변수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권력구조 재정비가 최대 변수다. 사태의 키를 쥔 인물은 마두로의 심복이자 서열 2위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 대법원은 부통령에게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미군의 작전을 "야만적인 납치이자 제국주의적 침략"으로 규정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지층과 군부의 결사항전 및 시위를 독려했다. 트럼프는 "부통령이 잘 협조하면 지상군 주둔은 불필요할 것"이라며 회유와 협박을 동시에 가하고 있다. 로드리게스가 쿠바의 지원을 받아 게릴라전으로 대응할 경우 사태는 장기적 내전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경제 측면에서는 에너지 부문이 가장 민감한 변수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 보유국이다. 광범위한 제재 체계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석유 메이저는 대대적인 진출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미국 에너지 대기업들은 관련한 태스크포스(TF) 구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중국은 수백억달러의 차관을 대가로 확보했던 베네수엘라의 채굴권이 미군의 점령으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는 대만 문제나 북핵 문제 등 향후 다른 글로벌 현안에서도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일방적 무력 사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공포 섞인 메시지로 해석돼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 등은 유엔 안보리 긴급 소집을 요구하며 "국제법 질서를 정면으로 파괴한 테러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미국 내 지지층과 일부 라틴아메리카 우파 정권들은 수십년간 이어진 독재정권의 종말을 환영했다.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도 무력 사용의 정당성을 두고 의견이 갈리며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가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대로 회귀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신먼로주의는 트럼프식 먼로주의를 의미한다. 먼로주의는 1823년 미국이 유럽의 중남미 개입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대외 원칙. 아메리카 대륙을 미국의 전략적 영향권으로 규정했다. 이후 중남미에 대한 미국 개입의 논리로 활용돼 왔다.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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