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제학회 석학들 진단
"美 정치가 경제 압도하는 전환점
트럼프 관세, 富의 유출 등 부작용"
【파이낸셜뉴스 필라델피아=이병철 특파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모인 미국 경제학자들은 지난 1년간 전 세계를 뒤흔든 미국의 관세정책이 달러 지위 약화와 미국 부(富)의 해외이전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러한 부작용이 향후 수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세계적 석학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美 정치가 경제 압도하는 전환점
트럼프 관세, 富의 유출 등 부작용"
3일(현지시간)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미국 주요 경제학자들은 최근 달러 약세의 배경으로 미국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신뢰 저하를 지목했다. 전통적으로 관세 인상은 수입 감소를 통해 달러 유출을 줄이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올레그 잇쇼키 하버드대 교수는 '관세전쟁 이후 달러' 세션에서 "달러 약세는 관세 자체보다 미국의 안전자산 지위 훼손이 더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린다 테사 미시간대 교수도 "미국 소비는 여전히 강하고 외국인의 미국 자산 매도도 크지 않은데 달러가 약세인 것은 관세를 넘어선 미국 정책 전반에 대한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로고프 교수는 "달러가 5~10년 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봤지만, 지금은 그 시점을 4~5년으로 앞당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로고프 교수는 원화 가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경험칙(rule of thumb)에 따르면 원화는 2~3년 내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질 가치 기준으로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두고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더 큰 지정학적 게임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자체보다 이란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보내는 신호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쿠바 대신 그레나다를 침공했던 사례와 유사하다고 비유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정권을 "남미의 암적 존재"로 규정하며, 2013년 이후 인구 3000만명 중 700만명이 탈출하고 경제가 붕괴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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