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를 확신으로… 1년 만에 입증된 '4억의 이유'
"아픈 적이 없다" 스승의 보증수표… 1군 65경기 버텨낸 '강철 내구성
150km 광속구에 A대표팀 승선까지… 2026년 삼성 우승 '마지막 퍼즐'
"아픈 적이 없다" 스승의 보증수표… 1군 65경기 버텨낸 '강철 내구성
150km 광속구에 A대표팀 승선까지… 2026년 삼성 우승 '마지막 퍼즐'
[파이낸셜뉴스] "오늘 아침에 결정했습니다."
2025 신인 드래프트 당일, 당시 김민수 삼성 라이온즈 스카우트 팀장의 짧은 한마디에는 엄청난 고뇌가 담겨 있었다.
전체 1, 2순위로 정현우와 정우주가 빠져나간 직후, 삼성의 선택지에는 매력적인 카드들이 즐비했다. 특히 좌완 김태현과의 저울질은 드래프트 당일 아침까지 이어질 만큼 치열했다.
하지만 삼성의 최종 선택은 '로컬 보이' 배찬승이었다.
일각에서는 "과감한 도박"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배찬승은 단 1년 만에 이 4억 원이 결코 비싼 금액이 아니었음을, 아니 오히려 '혜자 계약'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대구고 시절 배찬승은 이미 검증된 자원이었다. 2학년 당시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되어 일본전 6이닝 3실점 역투를 펼치며 일약 전체 1순위 후보로 급부상했다.
3학년 때 정현우-정우주라는 역대급 재능들에 가려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을 뿐, 현장의 평가는 확고했다.
하지만 당시 손경호 대구고 감독은 "배찬승은 1학년 때부터 꽤 많은 이닝을 던져왔는데, 단 한 번도 아팠던 적이 없다"라며 제자의 성실함과 내구성을 보증했다. 수술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튼튼한 몸'은 투수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재능 중 하 나다.
그리고 그의 재능은 고3 말 아시아선수권에서부터 터져나왔다. 배찬승은 일본전과 대만전에서 무시무시한 볼을 뿌리며 박계원 호를 소위 캐리했다. 그때 당시 고시엔 우승을 시켰던 나카자키 루이보다 더 나은 볼을 던졌던 것이 배찬승이다. 그 모습을 본 삼성 스카우트 관계자는 결국 배찬승을 1라운드 선수로 확정했다.
해당 경기를 지켜본 윤희상 위원은 "이정도 볼을 계속 던질 수 있으면 프로에서 무조건 된다"라며 그의 공을 극찬했다.
이 평가는 프로 무대에서 거짓말처럼 들어맞았다. 배찬승은 데뷔 첫해 무려 65경기에 등판했다. 신인이 1군 풀타임을 소화하며 50.2이닝을 책임졌다는 것은 단순히 실력을 떠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성적표도 화려하다. 2승 3패 19홀드, 평균자책점 3.91. 상대적으로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 파크를 홈으로 쓰면서도 피홈런은 단 3개에 불과했다. 공격적인 승부가 통했다는 방증이다.
볼넷 34개가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150km/h를 상회하는 강력한 구위와 신인의 배짱투로 충분히 상쇄되었다. 현장에서는 그의 구속이 향후 160km/h까지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활약은 국가대표 승선으로 이어졌다. 배찬승은 입단 동기 정우주와 함께 A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일본과 대만전에서 보여줬던 '국제용 투수'의 자질을 다시 한번 공인받았다.
삼성은 당분간 전력상 상위 순번 지명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그만큼 전력이 많이 올라왔다.
그렇기에 3순위로 뽑아 불펜의 핵심으로 키워낸 배찬승의 존재는 더욱 각별하다. 신인 투수들이 통상 2~3년 차에 기량이 만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시즌 배찬승의 위력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연고 구단 출신이라는 상징성, 성실함, 그리고 무엇보다 타고난 '튼튼한 몸'. 삼성의 4억 투자는 도박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신의 한 수'였다.
배찬승은 궁극적으로 선발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구원 투수로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투수다. 여러가지로 활용 폭이 크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성의 2026년 대권 도전 시나리오, 그 중심에 배찬승도 분명히 한 축으로 서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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