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축구대표팀(모리야스 재팬)이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서 날아온 비보(悲報)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F조에서 일본과 맞붙을 튀니지가 충격적인 경기력으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일본의 '조 2위' 확보는 떼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튀니지는 4일(한국시간)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16강전에서 말리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며 짐을 쌌다.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이날 튀니지는 전반 26분 만에 상대 수비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라는 완벽한 환경을 맞이했다. 무려 1시간 넘게 11대 10으로 싸웠다. 하지만 튀니지는 이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연장으로 끌려갔고, 승부차기에서는 키커 3명이 실축하는 자멸쇼를 선보였다. 아프리카 무대에서도 '뒷심 부족'과 '결정력 부재'를 드러낸 팀이 월드컵에서 일본을 위협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 보인다.
일본 입장에서 F조 판세는 더욱 명확해졌다. F조는 네덜란드, 일본, 튀니지,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B 승자로 구성되어 있다.
'1포트' 네덜란드가 조 1위를 차지한다고 가정할 때, 일본은 튀니지만 잡으면 조 2위 확보가 충분하다.
당초 아프리카의 복병으로 경계 대상이었던 튀니지가 '10명이 뛴' 말리조차 이기지 못하는 전력을 노출하면서, 일본의 16강 진출 시나리오는 수정이 필요 없을 만큼 간단해졌다. 유럽 예선 패스B 승자가 누가 올라오든, 현재의 튀니지라면 일본의 확실한 '1승 제물'이 되기에 충분하다.
일본 현지에서도 "죽음의 조에 걸린 한국과 달리, 우리는 16강행 티켓을 예약했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튀니지의 이번 탈락은 모리야스 감독에게 '전술적 고민'보다는 '행복한 고민'을 안겨준 셈이다.
이날의 진정한 승자는 경기를 치르지도 않은 '일본'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