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출 규제 여파로 감소세를 보이던 카드론 잔액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긴급자금 수요가 카드업계로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 등 9개 카드사의 지난해 11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5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42조751억원) 대비 1.14% 증가한 수치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2023년 10월(1.28%)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하면서 카드론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된 영향이다. 여기에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 효과까지 겹치며 지난해 9월 말 카드론 잔액은 41조8375억원으로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카드론 잔액은 전월 대비 0.57% 증가하며 반등했고, 11월에는 증가 폭이 더욱 확대됐다.
카드론 상환을 위해 다시 카드론을 이용하는 대환대출 잔액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1조3611억원에서 10월 1조4219억원, 11월 1조5029억원으로 두 달 연속 늘어났다.
카드업계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급전 수요가 카드사로 이동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은 긴급 자금 성격이 강한 상품”이라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카드론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가 코스피 4000선을 돌파하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확산된 점도 카드론 증가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10월 추석 명절 상여금 등의 영향으로 이연됐던 대출 수요가 11월에 집중된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카드업계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대출 부문마저 규제로 제약을 받고 있어서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수수료 수익 감소를 대출사업으로 보완해왔지만, 규제 강화로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도 카드사들의 보수적인 건전성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업황은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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