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다른 야당 대표들도 '정당화 어려워' 비판
집권 자민당 간부 역시 "동아시아 불안정 우려"
다카이치, 오늘 오후 신년 기자회견서 언급할지 관심
집권 자민당 간부 역시 "동아시아 불안정 우려"
다카이치, 오늘 오후 신년 기자회견서 언급할지 관심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사이토 데쓰오 일본 공명당 대표는 5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에 대해 "일본 정부로서도 미국에 대해 분명히 문제를 제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이토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 공격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압송한 것과 관련해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하며 국제사회 질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일본 정부에 미국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촉구했다.
전날 다른 야당 대표들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지난 4일 미에현 이세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해 "주권국가를 상대로 한 행위로서 쉽게 정당화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다 대표는 "동맹국이더라도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철칙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의 공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세계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칠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서반구에서 자국의 세력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신의 X에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동반구'에서 유사한 행위를 하는 것을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적었다.
집권 자민당에서도 이번 사태가 동아시아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민당의 오노데라 이쓰노리 안전보장조사회장은 전날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미군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그 자체"라며 "중국이나 러시아를 비판하는 논거와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오노데라 회장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해협의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미국이 강하게 맞서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국제 여론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아시아가 더욱 불안정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날 오후 열리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를 언급할 지 주목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일본 정부로서 지금까지도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주의가 한시라도 빨리 회복되는 것의 중요성을 호소해 왔다"며 "일본은 원래부터 자유, 민주주의, 법의 지배와 같은 기본적 가치와 원칙을 존중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는 이러한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주요 7개국(G7) 및 역내 국가들을 포함한 관계국들과 긴밀히 연계하면서 재외국민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과 정세 안정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군사 작전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자제한 채 '민주주의 회복'과 '법의 지배' 등 원칙론을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교도통신은 이를 두고 "다카이치 총리가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할지를 두고 어려운 대응을 강요받고 있다"며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비난하면 동맹 관계가 삐걱거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통신은 "이번 군사 공격을 인정할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나 동·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국제법을 무시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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