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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콜롬비아-쿠바까지 언급...남미 '좌파 벨트' 노리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5 14:45

수정 2026.01.05 14:54

베네수엘라 공격한 트럼프, 이웃한 콜롬비아-쿠바까지 언급
콜롬비아도 마약 범죄국이라고 비난, 군사 작전 "괜찮아 보인다"
쿠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격 언급 안해
남미 '좌파 벨트' 동시 언급...베네수엘라 2차 공습 경고
권한 대행 체제 들어간 베네수엘라...트럼프에게 협력 요청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AFP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달 남미 '좌파 벨트'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와 쿠바를 비롯한 이웃 좌파 집권 국가에 위협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콜롬비아 역시 공격할 수 있으며 베네수엘라도 미국에 협조하지 않으면 다시 공습한다고 경고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베네수엘라 재건 계획을 언급하면서 "쿠바는 붕괴 직전으로 보인다.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는 현재 수입이 없다. 그들은 모든 수입을 베네수엘라 석유에 의존해 왔다"며 "지금은 전혀 못 받고 있으며 말 그대로 붕괴 직전이다. 이 소식에 기뻐할 훌륭한 쿠바계 미국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와 이웃한 콜롬비아를 두고 "콜롬비아도 매우 병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카인을 제조해 미국에 판매하는 것을 좋아하는 병든 자가 통치하고 있지만, 그가 오래 버티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든 자'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겨냥한 표현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향후 콜롬비아에서 '군사 작전'이 벌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한테는 그 말이 괜찮게 들린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마약 생산·유통 혐의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나포한 트럼프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베네수엘라 근해를 봉쇄하며 군사적 위협을 가했다. 그는 같은 좌파 성향의 마두로·페트로 정부가 미국행 마약 생산 및 유통에 공동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1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페트로는 불법 마약 수장으로서 대규모든 소규모든 콜롬비아 전역에서의 마약 생산을 강하게 장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각료회의에서도 "나는 콜롬비아가 코카인을 만든다고 들었다. 그들은 코카인 제조공장이 있고 우리한테 코카인을 판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 누구든 그런 일을 하고 우리한테 마약을 판다면 공격 대상"이라고 밝혔다.

쿠바계 이민자 출신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쿠바를 다음 목표로 검토중이냐는 질문을 받자 대답을 피했다. 그는 다만 "쿠바는 앞서 마두로를 지원했다. 마두로의 내부 보안 조직은 완전히 쿠바인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소 정권 내부에서 (베네수엘라를) 식민지화 한 건 쿠바인들이었다. 마두로를 경호한 것도 베네수엘라인이 아닌 쿠바인들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는 4일 기자들과 문답에서 마두로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에 대해 “그가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로드리게스와 직접 대화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현재 베네수엘라 국정 운영을 “우리가 담당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 시설을 재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처신을 잘하지 않으면 우리는 2차 공습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

로드리게스는 4일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영어 성명을 올려 "우리는 미국이 국제법 틀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공동 발전을 지향하는 협력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에게 "우리 국민과 우리 지역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면서 "우리는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균형 있고 상호 존중하는 국제 관계로 나아가는 것을 우선시한다"고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현지 시민들이 쿠바 국기(왼쪽)와 베네수엘라 국기(왼쪽 두번째)를 함께 든 채 미국을 비난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현지 시민들이 쿠바 국기(왼쪽)와 베네수엘라 국기(왼쪽 두번째)를 함께 든 채 미국을 비난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