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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침묵'에 日야당·언론 "美에 문제제기해야"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5 14:15

수정 2026.01.05 14:19

입헌민주당·공명당 등 야당 대표들, 정부에 대응 촉구
언론들도 사설 통해 비판.."전례없는 폭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 및 이송 모습.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 및 이송 모습.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대표들이 5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미국에 문제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이번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의 대응을 촉구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이날 당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용납될 수 없다. 국제법을 지키자는 점을 일본이 분명히 전달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일본 정부에 대응을 요구했다.

노다 대표는 "주권 국가의 정상을 강압적으로 연행하는 방식은 국제법에 비춰 보더라도 의문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 역시 같은 날 당 회의에서 "일본 정부로서도 미국에 대해 분명히 문제를 제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이토 대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지상 공격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압송한 것과 관련해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하며 국제사회 질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일본 정부에 미국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촉구했다.

공산당의 다무라 도모코 위원장도 이날 당 본부에서 열린 신년 행사에서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유린하는 미국 트럼프 정권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일본 정부가 미국에 항의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날 사설을 통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5일자 사설에서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국제 질서의 붕괴를 부추길 수 있는 이번 군사 행동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독재 정권 제거를 목적으로 한 1989년 말 부시 행정부(제41대)의 파나마 침공에 빗대는 시각도 있지만 냉전 종식과 함께 자유로운 국제 질서를 주도하려 했던 당시와 달리 지금의 미국에서는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에서 "국익 확보를 위해서라면 타국에 대한 무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는 강경한 방식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공격이 중국이나 러시아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움직임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요미우리는 "미국·중국·러시아 등 군사 대국들이 세력 다툼을 격화시키고 국제법보다 군사력을 우선해 타국의 주권을 위협하게 된다면 국제 질서는 붕괴될 것"이라며 "일본은 유럽과도 연대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입장을 분명히 주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사설을 통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폭거"라며 "(미국이) 최대한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4일 X(옛 트위터)에서 미국의 군사 작전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피한 것에 대해 "국제법 준수의 필요성을 즉각적으로 분명히 주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집권 자민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는 일본유신회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과 관련해 "베네수엘라에서의 민주주의 회복과 정세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여러 관련 국가들과 협력해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시무라 대표는 이번 공격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배경 사정이 상당히 복잡하다"면서 "일본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용납하지 않는 입장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일관되게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