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베이징(중국)=성석우 기자】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5일 총 1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회담은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 MOU 서명식, 국빈만찬으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진행되며 민생과 평화 의제 전반에서 실질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MOU 역시 경제·산업을 중심축으로 하되 AI·디지털, 기후·환경, 인적 교류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형태로 이뤄졌다.
정치권과 청와대 등에 따르면 특히 이날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 대통령이 "한중 교역은 300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며 "새로운 항로와 시장 개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이 같은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MOU의 무게중심이 기존 교역 확대보다 '신시장·신산업 공동 개척'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체결할 MOU에는 △핵심 품목 공급망 안정 및 물류·통관 협력 △첨단 제조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동 연구·표준 협력 △제조업 'AI 전환(AX)'을 포함한 AI·디지털 협력 △배터리·전기차 등 미래차 밸류체인 협력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분야의 기업 간 협력 촉진 방안 등이 포함됐다. 정부·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실무 채널을 만들거나, 협력 과제를 ‘패키지’로 묶어 추진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민생 분야에서는 위 실장이 언급한 환경·기후변화, 관광, 인적 교류 등이 MOU 형태로 구체화됐다. 탄소 감축·친환경 공정, 에너지 효율, 녹색 금융 등 기후·환경 협력은 양국 모두의 산업 전환과 직결되는 만큼 비교적 '합의 가능한 의제'로 분류됐다. 최근 왕래 수요가 커진 관광·인적 교류는 항공·비자 편의, 청년 교류, 지방정부 협력 같은 형태로 문서화 됐다. 중소·중견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을 돕는 교류 프로그램도 협력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초국경 범죄 대응 역시 이번에 '실무형 협력'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위 실장은 브리핑에서 초국경 범죄 대응을 민생 협력 범주에 포함했고, 질의응답에서도 사이버 범죄·스캠 등을 거론하며 “공동으로 피해자인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사이버 범죄 공조, 피해자 보호 및 수사 협력 채널 정비, 정보 공유 체계 구축 등이 MOU에 반영됐다.
문화콘텐츠 분야는 "점진적·단계적 복원"이라는 표현처럼 속도 조절이 이뤄졌다. 그러나 '교류 확대'의 방향성 자체는 정상회담 이후 추가 논의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대통령도 포럼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생활용품·뷰티·식품 등 소비재와 영화·음악·게임·스포츠 등 문화콘텐츠를 꼽으며 서비스·콘텐츠 영역에서의 신시장 개척을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콘텐츠 교류가 일정 궤도에 오를 경우 공연·전시·팬덤 비즈니스뿐 아니라 유통, 플랫폼, 관광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양국 간 인적 왕래가 확대될수록 브랜드 협업과 공동 마케팅 수요가 늘어 '민간 체감형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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