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사용자성 기준 모호...소송 남발 우려"
노동계 "창구 단일화로 교섭권 제한돼"
노동계 "창구 단일화로 교섭권 제한돼"
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 공동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2026년 노사관계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선 올해 노사 갈등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잇따랐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소민 노무법인 와이즈 공인노무사는 올해를 '기존 노동 관행과 새로운 법적 기준이 충돌하는 임계점'으로 규정하고 노란봉투법 시행을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박 노무사는 "노란봉투법 관련해 정부가 발표한 해석 지침을 보면 추상적인 부분이 많다"며 "특히 사용자성 판단 기준인 '구조적 통제'가 법률 용어에도 사실 없는 것인데, 그걸로 가이드라인을 세운다는 게 불안하다.
이어 경영계 대표로 참석한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수출 여건이 어려워 경제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 경영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자체 조사 결과 기업 10곳 중 7곳이 '올해 노사관계가 지난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 응답했고, 최대 불안 요인으로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교섭 갈등 및 노동계 투쟁 증가'가 83.6% 선택받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사용자성이란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며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와 노사 분규가 증가하는 등 노사관계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대노총 관계자는 한목소리로 노란봉투법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하청의 직접 교섭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올해 노사관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청 교섭의 현실화"라며 "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서만 원청 교섭이 가능하도록 한 시행령과 사용자 정의 및 교섭 범위에 대한 좁은 해석 지침으로 인해 일정 기간 혼란과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도 "구체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교섭 방식과 형태를 어떻게 해야 될지 놓고 노사 분쟁은 장기화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우려로 정부가 지나치게 법적 근거도 없는 창구 단일화 제도를 강요하듯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시행령이 원·하청 노조가 창구를 일원화한 뒤 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해 사실상 교섭권이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3월 10일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지난달 원청 사업자가 하청 노동자의 근로시간과 휴식시간, 특정 업무에 필요한 인력 수, 공정·안전 절차 등 근로 조건이나 환경을 구조적으로 통제한다면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단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을 공개했다. 다만 이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불만을 제기하자 시행령 입법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추가 검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