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선 '빨간 말'
2026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다. 붉은 말처럼 힘찬 에너지가 넘치는 올 한 해는 마음속 희망들을 응원해 줄 것이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그림을 그리고 싶어 잠자는 시간조차 아까워했던 화가 김점선의 '빨간 말'은 넘치는 에너지를 강렬하게 발산한다. 작가의 키보다 높다란 180㎝가 넘는 대형 캔버스 위에는 배경을 생략한 채 붉게 채색된 한 마리의 말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색채의 사용이 제한적임에도 빠른 붓질로 갈기와 꼬리가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활달한 표현력을 보여주며, 눈웃음과 푸근한 표정이 특히 두드러진다.
김점선은 "잘 그리겠다는 것, 잘 보이겠다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만이 그림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가는 자연물의 형태를 눈에 보이는 대로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자의 주관적 의지에 따라 과감하게 바꾸어 표현하는 '데포르마시옹(deformation)' 기법을 적극 활용하여 작품을 제작했다. 이 작품 역시 말의 굴곡진 몸의 형체를 직선으로 변형하고, 두상을 확대했다. 감정을 이입시킨 말의 표정에서 특유의 대담함과 유쾌한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다.
이현희 서울옥션 아카이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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