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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자, 희망을 향해 [이현희의 '아트톡']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5 19:05

수정 2026.01.05 20:07

김점선 '빨간 말'
김점선 '빨간 말'. 서울옥션 제공
김점선 '빨간 말'. 서울옥션 제공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일은 우리에게 늘 설렘과 기대를 가져온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으레 맞이하게 되는 어제와 오늘이지만 해가 바뀌는 그 시점에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사뭇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새롭게 더해진 한 해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다시 만나게 되는 새해의 첫날에 저마다의 희망을 담은 계획들을 세우기도 한다.

2026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다. 붉은 말처럼 힘찬 에너지가 넘치는 올 한 해는 마음속 희망들을 응원해 줄 것이다.

특히 열정과 전진, 그리고 활력이라는 진취적인 상징들이 가득하기에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성취의 기운 또한 한층 강해지리라 믿는다. 마침, 이러한 긍정의 메시지를 더없이 밝고 경쾌하게 담아낸 작품이 있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그림을 그리고 싶어 잠자는 시간조차 아까워했던 화가 김점선의 '빨간 말'은 넘치는 에너지를 강렬하게 발산한다. 작가의 키보다 높다란 180㎝가 넘는 대형 캔버스 위에는 배경을 생략한 채 붉게 채색된 한 마리의 말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색채의 사용이 제한적임에도 빠른 붓질로 갈기와 꼬리가 바람에 휘날리는 듯한 활달한 표현력을 보여주며, 눈웃음과 푸근한 표정이 특히 두드러진다.

김점선은 "잘 그리겠다는 것, 잘 보이겠다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만이 그림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가는 자연물의 형태를 눈에 보이는 대로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자의 주관적 의지에 따라 과감하게 바꾸어 표현하는 '데포르마시옹(deformation)' 기법을 적극 활용하여 작품을 제작했다. 이 작품 역시 말의 굴곡진 몸의 형체를 직선으로 변형하고, 두상을 확대했다.
감정을 이입시킨 말의 표정에서 특유의 대담함과 유쾌한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다.

이현희 서울옥션 아카이브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