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강남시선

[강남視角] 정치혐오에 휘말린 국회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5 19:15

수정 2026.01.05 19:15

김경수 정치부 부장
김경수 정치부 부장
이재명 정부 출범 반년 만에 거대 여당에서 터진 각종 비위 의혹들이 온 국민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청래 대표 중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연일 터지는 비위의 수렁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비위들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보수나 진보나 다 똑같다는 정치혐오마저 확산되기 시작했다.

각종 의혹으로 질타를 받는 민주당 출신 의원들은 한두 명에 그치지 않는다.

김병기, 강선우, 김남국, 전재수, 이춘석, 장경태 의원 등이 각종 비위에 연루돼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제기된 의혹들은 거액 공천헌금 수수, 재산증식, 가족 비리, 차명거래, 갑질, 성추행 등 온갖 비위들로 가득하다.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청렴성에 '적색 비상'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민주당이 추구해왔던 깨끗한 정치 이미지가 한순간에 벼랑으로 떨어질 위기다. 측근 보좌진의 폭로까지 터지면서 내부분열 조짐마저 보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협치를 위해 이재명 내각에 영입된 보수 야권인사마저 논란이다. 보좌진을 향한 폭언과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는 여권 내에서조차 부적합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거액의 재산증식 논란까지 겹치면서 청와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태 확산을 조기 차단하기 위한 탈당과 사임도 이어졌다. 김병기 의원은 배우자 관련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 등으로 인해 원내대표에서 사임했다. 보좌진에 대한 갑질로 질타를 받았던 강선우 의원은 공천 대가성 금품수수 의혹까지 터지면서 탈당했다.

김남국 의원은 일명 '훈식이형·현지누나' 인사청탁 문자 논란으로 인해 청와대 디지털소통관에서 사임했다. 전재수 의원은 통일교 관련 금품수수 의혹으로 인해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춘석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명의 주식 앱으로 거래하는 모습이 포착돼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을 탈당했다.

하지만 야당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1억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당시 당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라고 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병기 의원과 강선우 의원에게는 의원직 사퇴까지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강 의원에 대한 특검 수사까지 촉구했다. 성추행 의혹을 받는 장경태 의원의 제명도 요구 중이다. 이혜훈 후보자의 갑질·막말 논란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청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향해 이 후보자의 사퇴에 '현지누나가 나서야 한다'고 싸잡아 지적했다.

조국혁신당도 공천 전수조사 필요성을 민주당에 제기했다. 언젠가 청구서를 들고 나타날 싹을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몰매를 맞은 거대 여당은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조기실시한 뒤 당 개혁에 나선다. 후임 원내대표는 임기(잔여임기 5개월) 종료시점에 치러지는 6·3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해야 하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 사실상 지방선거를 끝으로 임무가 종료되는 소방수 역할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이재명 정부의 1년간의 성과에 대한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또한 민주당에서 벌어진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한 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당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진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전례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아직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내란 정권을 옹호한 야당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각종 비위로 얼룩진 여당과 내란세력과 완전히 단절 못한 야당 모두 뼈를 깎는 쇄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어느 쪽도 지방선거 완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국민의 정치혐오를 끊어낼 국회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정치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