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 앞두고 서울대 자체 조사
공직 사회, 공기업으로 확산돼야
공직 사회, 공기업으로 확산돼야
서울대의 성과 연봉제 추진은 지난해 교수 여러 명이 보수 등 여건이 나은 해외 대학으로 이직한 뒤에 본격화됐다. 시행을 앞두고 성과 연봉제와 호봉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는데, 정년을 앞둔 일부 교수를 빼고는 대부분 성과 연봉제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능한 교수들이 더 좋은 조건을 좇아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교수들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외국 대학과 비교해 우리 교수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받고 있고, 연구환경도 좋다고 볼 수 없다. 그렇더라도 한국 교수들의 연구 성과는 세계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대는 2019~2022년 1만9485개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품질이 세계 최상위 1%에 속한 논문은 113개로 0.6%에 불과했다. 전 세계 1506개 대학 중 117위였고, 비율(0.6%)로 따지면 1079위로 매우 낮았다.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 교수들의 연구 수준이 이 정도다. 연봉과 환경을 따지기 전에 교수들의 연구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성과 연봉제의 도입은 이런 뒤떨어진 연구 수준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실적이 뛰어난 교수에게는 더 높은 연봉을 주면서 그렇지 못한 교수들의 분발을 촉구할 수 있다. 1년 내내 좋은 논문 한편 쓰지 않고 열정적인 강의도 하지 않는 교수들은 교수 자격이 없다.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똑같은 연봉을 주는 호봉제의 해악이기도 하다.
어느 직종에서나 호봉제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강성 노조가 있는 공기업이나 공직 사회에서 성과 연봉제는 배척당하고 있다. 일을 잘하거나 못하거나 노조들은 같은 연차라면 동일한 보수를 주기를 바란다. 이래서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서울대는 현재 국립대학이 아닌 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교수들의 성과 연봉제 찬성은 작지 않은 의미로 다가온다.
국가 전체적인 연구개발(R&D) 예산 분배도 마찬가지다. 나눠 먹기 식으로 배분해서는 투입 대비 성과가 낮을 수 있다. 우리나라 R&D 예산 규모가 장기간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해 왔는데 그만한 결과물을 얻었는지는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은 현실이 간접적으로 그런 문제를 보여준다.
국가 체제가 사회주의가 아니라면 당연히 경쟁을 중시해야 한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더 받는 것은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스포츠 기록 경기가 단적인 예다. 0.1초라도 더 좋은 기록을 내는 선수에게 더 큰 명예와 보상이 따르므로 기록이 계속 경신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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