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베이징(중국)=성석우 기자】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문화교류를 상호 수용 가능한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다소 민감한 사안인 서해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서도 서해를 평화와 공영의 바다로 만들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 관계 전면 복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감도가 비교적 낮은 문화 영역과 해양 현안을 중심으로 신뢰 회복의 접점을 넓히려는 흐름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양측은 문화콘텐츠 교류를 상호 수용 가능한 분야부터 점진적·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세부 사항은 실무 협의를 통해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상 간 대화 과정에서는 바둑과 축구 등 일부 분야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언급됐으며 그 외 영역은 실무 차원의 논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른바 '한한령'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위 실장은 "오늘 대화에서도 한한령의 존재 여부를 따질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며 "해제 국면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실무 협의를 통해 가능한 영역부터 점진적으로 접근해 나간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민감 현안인 서해 구조물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은 안정적인 관리에 대한 인식을 같이했다. 위 실장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서해를 평화와 공영의 바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관련 현안에 대해서도 건설적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제기돼 온 서해 구조물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경주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실무 접촉의 흐름을 감안할 때 일정한 진전을 기대해볼 여지가 있다는 취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화교류와 서해 현안이 함께 언급된 것은 정치·안보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앞서 비교적 관리 가능한 영역에서 협력의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위 실장은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대립적이거나 논쟁적으로 전개되지는 않았고 상호 이해를 넓히는 방향의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안정과 대북 대화 재개 문제도 의제로 다뤄졌다. 위 실장은 "한반도 평화·안정이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중요성을 확인하고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방안을 지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측은 남북 관계 현 상황과 향후 진전 필요성을 설명하며 주변 주요국들도 함께 움직여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중국 측은 그간 한국 정부의 긴장 완화·신뢰 구축 노력에 대해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또 위 실장은 양국 정상 간 만남을 지속해 나가자는 공감대도 형성됐다고 밝히며 정상 차원에서 최소 연 1회가량 상호 방문·회동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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