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으로 배달 음식 사진을 조작해 환불을 받아 내는 신종 사기 수법이 영국에서 확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사기꾼들이 음식이 덜 익은 것처럼 조작해 배달 업체를 속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배달 음식 고객들이 AI 편집 기능을 이용해 배달 음식 사진을 조작한 뒤 배달 업체로부터 환불을 받아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작 사례를 보면 AI 기술로 배달 음식에 가짜 곰팡이를 넣거나, 케이크가 녹아내린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다. 디저트 상자에 벌레 이미지를 삽입하는 경우도 있다. 제대로 구워진 햄버거 패티 사진을 덜 익혀 '핏물' 그대로 보이는 패티로 만들기도 한다.
이들은 가짜 AI 이미지를 이용해 우버이츠, 딜리버루, 저스트잇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에 환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방지 회사인 포터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의 52%는 지난 1년 동안 소매업체의 정책을 악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영국 법률 사무소 브라운 제이콥슨 로펌의 소매 및 공급망 부분 공동 책임자인 캐롤라인 그린은 "AI 도구가 정교해지고 있다. 가짜 이미지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건 그 자체가 범죄"라며 "사람들은 '피해자가 없는' 범죄로 인식하지만, 비용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배달 플랫폼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고객의 이야기만 듣고 자동 환불 처리해 주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환불 비용 부담은 식당에 전가되고 있다. 식당 주인들이 금전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배달업체인 저스트잇은 "허위 환불 청구로부터 파트너사를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도구를 이용해 환불 요청이 진짜인지를 판단한다. 또 이런 검증 절차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고객이 음식 사진을 조작해 환불을 요청하는 걸 짚어내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회사 AI 전문 변호사인 사라 레이노는 "AI 탐지 도구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구축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조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객에게 문제의 제품을 사진으로 찍어 제출해 달라고 할 경우 반감을 살 수 있어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할 것인지가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영국 소매협회 사업 및 규제 담당 부국장인 그레이엄 윈도 더타임스에 “AI로 이미지를 조작해 부정적으로 환불을 받는 행위는 2006년 사기법에 따라 불법”이라며 “소매업체들은 이런 사기가 적발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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