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는 북한 노동신문을 특수자료 지정을 해제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주요 도서관 등에서 일반인 공개를 시작했다. 하지만 행정기관인 통일부의 일방적인 노동신문 개방 정책을 두고 국회도서관 내에서 혼선이 일고 있다. 국회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북한 노동신문의 완전 개방 상징성이 적지 않다.
6일 파이낸셜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국회도서관은 통일부의 지침과 달리 곧바로 북한 노동신문의 일반인 자율 열람을 실시하지 못했다. 통일부가 노동신문의 일반 열람을 두고 국회도서관과 사전합의를 거치지 않은 탓이다. 입법부와 행정부는 각각 독립 기관이라는 점에서 조율이 필요하다.
국회도서관 관계자는 "통일부와 사전조율이 없었으며, 언론 보도를 접한 뒤에야 뒤늦게 노동신문을 어떻게 공개할지를 두고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다만 대통령의 지시까지 직접 내려진 터라 일반인 공개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북한 노동신문의 일반 열람 허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국회도서관측은 이르면 이번주내로 노동신문 일반 열람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보수정권에선 노동신문의 일반 열람이 다시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도서관은 노동신문의 일반 열람 공간 장소를 두고도 고심중이다. 별도의 북한 출판물 열람실을 두고 있지 않아서 국내 일반 간행물들과 함께 비치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행정기관인 정부가 국회도서관에 북한 선전매체의 일반 공개를 일방적으로 지시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제기중이다.
국민의힘은 "국회도서관은 국회사무처 관할이다. 대통령 지시로 노동신문의 국회 비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야간의 협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이 헌법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적 평화통일 정신을 정면으로 거역하고 있다고 노동신문 개방을 비난해왔다.
반면 국회사무처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영향력 하에 있다.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 의원과 우 의장이 노동신문의 국회내 일반 공개에 대한 사전 공감대를 형성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그동안 국내에서 노동신문을 취급하는 곳은 국회도서관을 비롯해, 국립중앙도서관, 국립대학 도서관,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국립평화통일민주교육원 등 181곳에 달한다. 국회도서관과 달리 국립중앙도서관, 국공립대학들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행정부 소관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지시 전까지 정부는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죄에 해당할 수 있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의 배포와 열람을 지난 1970년 국정원 지침에 따라 특수자료로 지정해 관리해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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