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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논란’ 故 박진경 대령 유공자 지위 유지 여부, 이르면 1월 결론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6 10:12

수정 2026.01.08 11:22

무공훈장 수여 이은 국가유공자 인정 절차 취소 여부 검토 중
'무공훈장' 취소 가능성은 작아…공적서 원본 발견 못해
제주도보훈청 관계자들이 지난 2022년 5월 20일 오후 제주시 한울누리공원 인근 도로변에 있는 박진경 추도비를 감싸고 있던 감옥 형태의 조형물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 조형물은 지난 2022년 3월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 16개 단체가 참여해 추도비를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는 의미로 설치했다. 뉴시스
제주도보훈청 관계자들이 지난 2022년 5월 20일 오후 제주시 한울누리공원 인근 도로변에 있는 박진경 추도비를 감싸고 있던 감옥 형태의 조형물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진행하고 있다. 이 조형물은 지난 2022년 3월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 16개 단체가 참여해 추도비를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는 의미로 설치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 4·3 사건 당시 진압 작전을 주도했던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위 유지 여부가 이르면 이달 중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6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보훈부는 박 대령에게 발급된 국가유공자 증서를 부처 재량으로 취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앞서 박 대령은 지난 1950년 수여된 무공훈장을 근거로 지난해 유족 신청을 통해 유공자로 등록됐다. 이후 4·3 유족과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자 이재명 대통령 역시 "방법을 잘 찾아보라"며 재검토를 지시했다.

보훈부는 당초 훈장 취소를 검토했으나 국방부 내 공적서 원본 부재로 난항을 겪자, 국가유공자 증서 발급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법적 검토를 집중 확인 중으로 전해졌다.



앞서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 직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최소 올해 연말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유관 기관의 협조 및 법률 자문을 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훈부 내부에선 올해 1월을 목표 시한으로 두고 부처 차원에서 이를 취소할 수 있을지 관련 규정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유공자법 4조에는 무공훈장을 받은 사람은 본인 및 유가족의 신청이 있을 시 자동으로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게 된다고 규정돼 있다.

또 국가유공자법 9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 결정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경우나, 국가유공자 요건 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어 등록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진 경우 국가유공자 권리가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대령의 경우 무공훈장의 공적이 적힌 원본 자료를 찾아내 그 내용을 토대로 훈장 취소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국방부가 박 대령의 훈장 공적서 원본을 찾지 못해 이 같은 방안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박 대령이 주도한 진압 작전의 적절성 및 정당성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3년 10월 15일에 최종 확정 발간된 '4·3 사건 진상 보고서'에는 박 대령이 양민과 폭도의 엄격한 구분 없이 강경한 진압 작전을 펼쳐 무고한 민간인도 희생됐다는 취지의 증언이 실려 있다. 또 박 대령이 연대장 취임식 때 "폭동 사건을 진압하기 위해선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키더라도 무방하다"라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고서에는 "박 대령은 양민을 학살한 게 아니라 죽음에서 구출하려고 했다. 4·3 초기에 경찰이 처리를 잘못해서 많은 주민들이 입산했는데, 박 대령은 폭도들의 토벌보다는 입산한 주민들의 하산에 작전의 중점을 뒀고, 이러한 민간인 보호작전은 인도적이면서 전략적 차원의 행동이었다"는 채명신 당시 소대장(주베트남 한국군사령관)의 증언도 함께 실려 있다.

학계를 중심으로는 박 대령이 작전에 투입됐던 지난 1948년 5~6월은 그해 겨울 대규모 총살극이 벌어지기 전이라 인명 피해가 적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박 대령은 1948년 5월 4·3 진압 작전에 투입되어 한 달여간 제주도에서 진압 작전을 지휘하다 그해 6월 부하에 의해 암살됐다. 박 대령은 사망 2년 뒤인 1950년 정부로부터 무공훈장이 수여됐다.


이번 결정은 향후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에 대한 유공자 지정 절차 재검토 및 변경과 관련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