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달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6일 중국 정부가 이달 중순 방일 일정을 앞둔 이 대통령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한일 관계에 균열을 내려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용외교'를 내건 이 대통령이 중립적 자세를 유지하며 경제 문제를 우선시했다는 점도 주목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이 대통령이 이달 중순 일본 방문도 조율중이어서 그에 앞서 한일 관계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중국 측 의도가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지난해 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조현 외교부 장관과 전화 협의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을 염두에 두고 한국에 공동 투쟁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일 관계 악화 요인 중 하나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대만 문제와 역사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을 중국 측 입장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으며 시 주석도 이번 회담에서 이러한 사안들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 일정이 이달 13~14일 한일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 이후에 공표됐으며 중국도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있다"며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케이신문도" 중국 정부가 이 대통령에게 역사 문제 등을 매개로 대일 공동 대응을 촉구해 한국을 중국 측 입장으로 끌어들이려는 구상"이라고 말했으며 요미우리신문도 "중국은 한국을 후대해 한일 간 이간을 노린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는 데 고심하며 중국과 경제 협력 강화를 추진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마이니치는 전했다.
닛케이는 "이 대통령은 균형을 지키며 각국과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는 '실용외교'를 강조한다"며 "일본과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며 중국과 관계 회복에도 의욕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베이징에서 1월 중 K팝 콘서트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며 "한국은 (이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한중 관계 해빙 분위기를 이어가 정체된 경제·문화 교류를 확대하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다만 닛케이는 한국 내 여론은 한중 관계 개선에 아주 긍정적이지는 않다며 서해 구조물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마이니치는 "실용외교를 내건 이 대통령은 미국, 일본과 협력을 중시해 미중, 중일 대립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려 한다"며 한국 정부가 이 대통령의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방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 등 일본과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하지 않으려 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북한 문제에 대해 한·중간 온도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이 대통령이 남북 관계 타계를 위해 북미 정상회담을 후원하면서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중국의 협력도 얻고자 하는 구상이지만 중국과는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며 지난해 말 한중 외교장관 전화 협의에서도 한국 측 발표에 포함됐던 한반도 정세 언급이 중국 측 발표에는 빠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케이신문도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이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적 후원국인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중국은 지난해 9월 북한의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서기가 방중한 이후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핵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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