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개발 기간 4년 반 만에 3상에
AI 신약개발, 속도·비용 구조 변경 전환점
AI 신약개발, 속도·비용 구조 변경 전환점
[파이낸셜뉴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가 단백질 구조 예측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이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AI 기반 혁신 신약이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하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 주목된다.
6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바이오 스타트업 마인드랭크(MindRank)는 최근 AI를 활용해 개발한 비만 치료 신약 ‘MDR-001’을 임상 3상 단계로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중국에서 AI 기반으로 개발된 신약 가운데 최초로 임상 3상에 진입한 ‘1급 신약(혁신 신약)’ 사례다.
MDR-001은 혈당과 식욕을 조절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마인드랭크는 2028년 하반기 허가를 거쳐 2029년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개발 속도다. 회사 측에 따르면 MDR-001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3상 진입까지 약 4년 반이 소요됐는데, 이는 일반적인 신약 개발 기간인 7~10년에 비해 크게 단축된 것이다.
마인드랭크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AI 기반 후보물질 설계 및 선별 시스템을 꼽는다. AI를 활용해 대규모 후보물질을 신속히 생성·분석함으로써 연구개발 비용 역시 기존 대비 60% 이상 절감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례는 AI 기반 신약 개발이 단순한 가능성을 넘어, 연구개발 효율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마인드랭크의 개발 전략은 AI가 전 과정을 대체하기보다는 인간 전문가와 AI의 역할 분담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자가 질병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단백질 표적을 설정하면, AI가 방대한 후보 약물을 생성하고 예측 분석을 수행한 뒤 연구진이 최종 후보를 선별하는 구조다.
특히 오픈소스 대형 언어 모델에 검색 증강 생성(RAG) 기술을 결합한 자체 바이오의학 시스템을 통해 질병 치료 표적 식별 정확도를 97% 이상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AI는 후보물질 설계뿐 아니라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 예측, 복잡한 계산과 시뮬레이션 수행에도 활용되고 있다.
다만 마인드랭크는 AI가 신약 개발 전 과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어떤 표적을 우선할지, 기존 화합물을 개선할지 또는 새로운 물질을 설계할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과 개발 전반의 통합 관리는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AI가 바이오산업 전반을 단기간에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본다. 신약 개발은 필연적으로 장기간의 임상시험과 검증을 요구하며, AI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영역은 주로 연구 초기 단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마인드랭크의 사례는 AI가 신약 개발의 속도와 비용 구조를 변화시키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동시에 임상 검증이라는 바이오산업 고유의 장벽이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향후 AI 기반 신약 개발의 경쟁력이 규제 환경에 대한 대응력과 임상 성공 사례의 축적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후보물질이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는 경험이 쌓일수록,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판도 역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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