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국제정치 파장 확대
세계 경찰로서의 美 역할은 한계
트럼프 석유이권 확보·물가 억제
국제법 원칙보다 힘의 원리 우선
김정은 탄도미사일 발사하며 비난
'핵무기만이 북한 지킬 것' 재확인
세계 경찰로서의 美 역할은 한계
트럼프 석유이권 확보·물가 억제
국제법 원칙보다 힘의 원리 우선
김정은 탄도미사일 발사하며 비난
'핵무기만이 북한 지킬 것' 재확인
지난해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어 충돌은 예상은 했으나 사건 전개는 초특급으로 진행됐다. 작전명 '절대적 결의'라는 이름에 걸맞았다.
첫째, 국제정치적인 파급이 과거 독재자 제거와는 다르게 글로벌 차원에서 증폭될 것이다. 미국의 독재자 제거 작전은 전통적인 미국 외교의 강력한 수단이었다. 1990년 파나마의 지도자 노리에가와 2003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공격 당시에 미국은 유일한 초강대국이었다. 미국은 민주주의 수호 차원에서 독재자를 무력으로 응징해왔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는 민주주의 재건과는 거리가 있다.
둘째, 2026년은 과거 미국 일극주의와 달리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힘 역시 만만치 않다. 러시아는 4년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동에서는 여전히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 확대 시도에 미국은 미온적이다. 마두로 체포에 대한 유럽과 미 우방국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국제정치의 각자도생 시대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천명했다. 역설적으로 서반구를 제외한 지역에 미국의 관여는 불개입 기조다. 서반구에서만큼 중동이나 유럽 및 동북아에서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경제적 및 안보적 핵심이익 확보와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찰로서 미국의 역할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반면 서반구에서는 지배권 강화를 위해 깊게 개입한다. 브라질, 쿠바 및 콜롬비아 등 반미 국가들과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셋째, 과거 이라크나 파나마 사태와 달리 카라카스 공격은 미시적 차원에서 석유 이권 확보작전이다. 거시적 차원에서는 미국의 앞마당 국가 지도자에게 마약 테러 혐의를 적시하여 친중 반미 정권을 제거하였지만 속내는 경제적 이권 확보다.
에너지와 영토를 향한 각국의 쟁탈은 무력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제국주의 시대 함포외교(gunboat diplomacy)를 연상케 한다. 20세기 중동 석유 이권을 둘러싼 열강들의 경쟁이 21세기에 신제국주의 형태로 부활했다. 자유무역주의가 쇠퇴하고 보호무역주의가 관세전쟁으로 전면에 등장한 시대에 희토류 및 에너지는 각국이 전쟁도 불사하는 품목이 됐다. 다음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그린란드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각종 자원의 보고이고, 지경학적으로 최고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소금을 확보하고, 중세에는 향료, 근대에는 차를 획득하기 위해 항해에 나섰던 물자조달의 서구 역사가 21세기에 다시 등장했다. 트럼프는 관세부과로 인한 국내 물가상승을 석유 확보로 상쇄하고자 고심한다. 미국 석유 메이저들이 베네수엘라로 들어가서 생산을 가속화할 것이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운영한다고 밝혔으나 반미주의로 인해 카라카스의 안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넷째, 국제법 원칙보다는 힘의 원리가 우선 작동되는 관행이 빈발할 것이다. 타국을 무력으로 침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유엔헌장 2조는 무의미해졌다. 미중 갈등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베네수엘라 석유의 80% 이상을 수입하는 중국의 특사가 마두로를 예방한 직후 미국의 체포작전이 전개된 것은 베이징에는 충격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대만에 대한 침공을 감행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전개될 경우 미국이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것인지 난제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미국의 무력 사용에 비난 메시지를 보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무기만이 북한을 지켜줄 것이라는 인식을 재확인하며 한반도 비핵화는 향후 북미 정상회담 이슈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