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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콘텐츠·서비스 교류 넓혀 한중교역 새길 열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6 18:12

수정 2026.01.06 18:12

한중 비즈니스포럼 600여명 참석
한한령 해제 등 갈 길이 아직 멀어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이 대통령 오른쪽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이 대통령 오른쪽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뉴스1
9년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5일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는 양국 재계 리더 600여명이 참석해 우호를 다졌다. 우리 측은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161개사 400여명, 중국에선 시노펙, CATL 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협력의 잠재력을 발굴해 새로운 단계로 올라가도록 하겠다"고 환영사를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구동존이(求同存異)로 차이를 넘어 성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중국 매체는 6일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대규모 경제사절단의 동행이라고 평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베이징으로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그렇게 평가할 수 있다. 이 대통령도 이번 중국 방문에서 한중 경협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토대 구축에 공을 쏟았다. 양국 재계 대표들이 대거 얼굴을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적잖은 성과도 있었다고 본다.

양국 기업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플랫폼, 소비재 식품, K팝 콘텐츠 등과 관련해 총 32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유통과 푸드 사업에서 진전이 많았다. 신세계와 중국 알리바바는 한국 상품의 온라인 수출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신세계가 상품을 발굴하고 알리바바가 자사 플랫폼을 통해 중국 시장에 길을 내는 식이다. 식품업체와 메디컬 기업도 현지 활로를 이 자리에서 확보했다. 양국 재계의 만남이 지속되면 더 많은 협력모델이 나올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후 자동차, 유통, 게임 등 한국 산업 전반에 피해가 상당했다. 관계복원과 맞물려 이들 산업의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겸손한 자세로 중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이런 맥락이다. 국내 기업들의 현지 반도체 공장 역시 관계 정상화에 힘입어 새로운 협상 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교역의 틀을 콘텐츠, 서비스로 적극 확대해야 하는 것도 당면과제다. 중국의 제품 기술력은 10년 전, 20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 천지개벽 수준으로 발전했다. 압도적 우위에 있던 한국 기술력은 지금 피말리는 경쟁구도로 바뀌었다. 대중 무역수지가 3년째 적자인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런 만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의료, 유통, 문화 등 서비스와 콘텐츠 산업에서 한국은 중국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가 심해 현지 돌파가 쉽지 않다. 2단계 FTA가 본격화되면 금융, 통신, 문화, 법률 등 서비스는 물론 직간접 투자 분야까지 시장개방 범위가 확대된다. 한중 경협이 한층 고도화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외교적 긴장에도 교역 중단이 없었던 벽란도를 언급하며 기업인들에게 한중 협력의 배를 띄워달라고 주문했다.

배를 띄우려면 배가 지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중국 방문에서 기대했던 구체적인 통상합의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관련 조치를 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다는 뜻이다.
한반도 비핵화, 서해 구조물 철거 문제 등의 해결책도 마찬가지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을 것이다.
끈기 있게 실용외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