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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쌓고 본색 드러낸 트럼프...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손 안에'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6 18:23

수정 2026.01.06 18:23

美 주도 재가동 플랜 구체화
"18개월이면 충분" 호언장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미국 주도로 재가동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석유 인프라 복구와 생산 확대, 국제 유가 안정까지 한 번에 겨냥한 행보로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정치·외교·에너지 질서가 급격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의 황폐화한 석유 인프라를 18개월보다 짧은 기간에 재가동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석유 회사들이 먼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이후 석유 생산 수익이나 미국과의 정산을 통해 보전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노후 설비 교체와 파이프라인, 정유시설 복구에 수십억달러에서 많게는 수백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은 과도정부 운영과 병행해 미국 기업이 석유 산업을 사실상 주도하는 구조다. 트럼프는 "석유 생산국인 베네수엘라를 확보하는 것은 유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 좋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3000억배럴이 넘는 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이다. 그러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진 석유 산업 국유화, 마두로 정권 하의 관리 부실과 미국의 제재가 겹치며 생산량은 급감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2007년 국유화를 선언하며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기업의 자산을 몰수했고, 이들 기업은 현지에서 철수했다. 현재까지 베네수엘라에서 제한적으로 사업을 이어온 미국 기업은 셰브런이 유일하다.

아울러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8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골드만삭스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요 석유 회사 경영진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는 "석유 기업들은 우리가 뭔가를 하려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말해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베네수엘라 시장 개방 기대감에 들썩였다.
셰브런(5.10%)과 엑손모빌(2.21%) 등 석유 메이저 종목이 강세를 보였고, 핼리버튼(7.84%)과 SLB(8.96%) 등 유전 서비스 업체들은 폭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