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지만, 은퇴를 앞둔 40·50대의 연금 준비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 이상 은퇴 가구는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데다 자녀 교육비와 결혼비용 등으로 평균 1억8000만원에 달하는 추가 지출 부담을 안고 있어 ‘소득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후 준비 필요” 90%…준비됐다는 응답은 37%뿐
보험개발원은 7일 고령화 및 은퇴 관련 정보를 종합 분석한 '2025 KIDI 은퇴시장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리포트는 보험개발원의 보험통계와 전국 17개 시·도 30~75세 1518명을 대상으로 한 은퇴시장 설문조사, 국가데이터처·국민연금연구원·OECD 통계 등을 종합해 분석했다.
은퇴시장 설문조사 결과, 40·50대의 90.5%가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노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7.3%에 그쳤다.
문제는 은퇴 이후에도 지출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자녀 교육비는 평균 4629만원, 자녀 결혼비용은 평균 1억3626만원으로 추정돼 총 1억80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예상된다.
반면 은퇴 시 받을 퇴직급여는 평균 1억6741만원 수준으로, 이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22%…개인연금은 ‘외면’
노후 준비 수단으로는 공적연금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40·50대의 69.5%가 공적연금을 주요 노후 준비 수단으로 꼽은 반면, 개인연금은 6.8%에 불과했다.
그러나 국민연금만으로는 은퇴 후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노령연금 수급자의 소득대체율은 22%에 그친다. 월평균 소득의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지는 것이다.
연금저축(세제적격)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보험업권 연금저축 수입보험료는 세제 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된 2014년 8.8조원에서 2024년 4.5조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세제 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뀐 이후 가입 유인이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이상(54.9%)은 연금저축 세액공제 한도 확대를 원했다. 희망 한도는 평균 1258만원으로 현행(600만원)의 두 배 수준이었다.
은퇴 후 가장 큰 걱정은 ‘돈’…의료·건강 수요 급증
은퇴자(50세 이상)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은퇴 후에도 근로를 이어가는 비율은 60대 58.6%, 70대 32.7%, 80세 이상 13.1%로 나타났다. 생계형 노동이 노후의 일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고령층의 관심사는 의료와 건강관리로 쏠렸다. 60세 이상 응답자들은 향후 확충이 필요한 공공시설과 복지서비스로 보건의료·건강관리 분야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보험개발원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연금저축, 저축성 보험 등 다양한 노후 소득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건강관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금과 보장을 결합한 보험상품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은퇴시장 리포트가 보험산업에 있어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참고자료가 되길 기대한다”며 “보험개발원이 운영 중인 보험정보 빅데이터 플랫폼(BIGIN)에서도 고령화 및 은퇴 관련 정보를 제공하여 일반 국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