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그린란드 확보에 진심...침공 위협하며 매입 준비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7 16:18

수정 2026.01.07 16:18

美 백악관, 덴마크령 그린란드 확보 위해 "미군 활용 가능" 언급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그린란드 두고 미국과 싸울 국가 없어"
유럽 7개국, 트럼프 '돈로주의'에 덴마크-그린란드 지지 성명
美 루비오 국무, 그린란드 침공 대신 돈으로 산다고 밝혀
각종 군사 위협은 협상용 압박 수단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6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장에서 메테 프레드릭센 덴마크 총리(오른쪽) 앞을 지나고 있다.AFP연합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6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장에서 메테 프레드릭센 덴마크 총리(오른쪽) 앞을 지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6월 이란, 이달 베네수엘라 등 적대 국가들을 거침없이 공격하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동맹국 덴마크에 속한 그린란드에도 무력을 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그린란드 '매입'을 원하며 무력 사용 발언들은 협상용 압박 조치라고 주장했다.

미국 백악관의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성명을 보내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레빗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 국가 안보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밝혀왔으며, 이는 북극 지역에서 적대국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와 관련 팀이 "이러한 중요 외교 정책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물론 언제나 최고사령관이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는 미군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베네수엘라를 공격했던 트럼프는 4일 미국 정치매체 디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해당 공격이 그린란드에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그린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방위를 위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린란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러시아와 중국의 선박들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덴마크는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 유럽연합(EU)도 우리가 그것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5일 CNN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군사력을 쓸 수 있냐는 질문에 "그린란드의 미래를 두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우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침공을 예고하지 않았지만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도 않았다.

그린란드를 소유한 덴마크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7개국은 6일 트럼프의 '돈로주의'에 맞서는 공동 성명을 냈다. 돈로주의는 미국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1823년에 미주 대륙에서 미국의 패권을 선언한 외교 노선에 트럼프의 이름을 합성한 신조어다. 미국 국무부는 5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것은 우리의 반구"라는 문구가 적힌 트럼프 사진을 올렸다. 이는 미국이 미주 대륙을 포함한 서반구를 장악한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유럽 7개국은 성명에서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것으로,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밝혔다. 이날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덴마크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긴급 회동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루비오는 전날 미국 의회에서 의회 지도부를 상대로 비공개 브리핑을 진행했다. 관계자들에 의하면 루비오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정부의 목표가 그린란드 매입이라고 말했다. 루비오는 그린란드에 대한 위협적인 발언들이 침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덴마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북극항로의 요충지인 동시에 다양한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를 매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미국의 해리 S. 트루먼 정부는 과거 2차 세계대전 직후에 소련 견제 목적으로 14억달러(약 2조262억원)를 들여 그린란드 구입을 희망했으나 거절당했다. 트럼프 역시 1기 정부였던 2019년에 덴마크 정부를 상대로 그린란드를 사겠다고 밝혔지만 퇴짜를 맞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19년 보도에서 그린란드의 값어치가 최대 1조7000억달러(약 2459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미국의 우파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액션 포럼은 지난해 1월 그린란드 매입가를 2000억달러(약 289조원)로 추산하고 전략적 가치가 3조달러(약 4341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WP는 지난해 4월 보도에서 트럼프 정부가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편입하기 위한 비용을 실제로 계산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 위에 "이것은 우리의 반구"라는 문구가 적혀있다.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 위에 "이것은 우리의 반구"라는 문구가 적혀있다.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