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석유 메이저 베네수엘라 전격 투입, 中기업 축출 초읽기
"중국 자본 믿다간 큰코 다친다"… 중남미 국가 향한 美의 강력한 경고
베네수엘라 유전 운영권 미국이 장악, 중국 에너지 안보 '뿌리째' 흔들
"중국 자본 믿다간 큰코 다친다"… 중남미 국가 향한 美의 강력한 경고
베네수엘라 유전 운영권 미국이 장악, 중국 에너지 안보 '뿌리째' 흔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전격적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로 현지 정세가 급변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외교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남미 구상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인프라·무역 네트워크로,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8년부터 참여해 중국의 중남미 전략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의 사실상 '물주'였던 중국은 최대 87조원 규모 차관 회수 불확실성과 함께 헐값 원유 공급망 붕괴라는 이중 충격에 직면했다.
"빌려준 돈은 범죄 자금?" 中 국영은행 채권 증발 공포
7일 외신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개발은행(CDB) 등 중국 국영 정책은행들은 최근 베네수엘라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중국이 2007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제공한 차관 규모는 약 600억달러(약 87조원)로 추산된다.
문제는 상환 방식이다. 중국은 원유를 직접 받는 형태로 이자와 원금을 회수해 왔지만 마두로 정권 붕괴로 '석유-차관 결제 시스템'이 작동 불능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마두로 정권을 "미국의 자산과 플랫폼을 훔친 범죄 집단"으로 규정했다. 미 행정부가 지원하는 과도 정부가 중국 차관을 '국민 동의 없는 불법 채무'로 규정할 경우 중국은 원금 회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빅터 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미국이 주도하는 새 정권하에서 서방 채권자들이 우선순위를 점하게 되면 중국 채권자들은 심각한 지급 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지에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미 압박을 받는 중국 국영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으며 일대일로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부실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마가렛 마이어스 미 인터아메리칸 다이얼로그 소장도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적 영향력을 동시에 확보하려 했지만 이번 사태로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처지"라며 "이번 사건이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중남미 국가들에게 '중국 자본을 믿다가는 미국의 물리적 실력 행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다 쫓아내라" 산둥성 '티팟' 정유사 직격탄
실물 경제 충격은 에너지 부문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는 8일께 엑슨모빌, 셰브런,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석유 메이저 경영진과 만나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재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들어가 18개월 안에 석유 시설을 정상화할 수 있다"면서 베네수엘라 유전 운영권을 미국 주도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산 초중질유를 국제 유가보다 배럴당 10~20달러 낮은 가격에 들여와 수익을 올려온 중국 산둥성 일대의 민간 정유사, 이른바 '티팟' 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지만 미국이 유통과 운영을 장악할 경우 중국이 누려온 '정치적 할인'은 종료된다.
에너지 분석업체 벤텍은 "중국 민간 정유사 가운데 일부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의존도가 최대 40%에 달한다"면서 "공급선이 미국 통제하에 들어가 가격이 현실화되면 산둥성 정유 단지 가동률 하락과 함께 중국 내 아스팔트·연료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中까지 때린 '돈로주의' …美 보조금 카드로 쐐기
지정학적으로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는 서반구에서 중국·러시아 등 외부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미국의 패권 하에 두겠다는 이른바 '돈로주의'(1820년대 유럽의 미주 간섭을 배격하는 먼로주의에 도널드 트럼프를 결합한 신조어)를 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마두로 정권과 합작해 베네수엘라 유전에 지분을 보유해온 중국 국영 석유기업 CNPC 역시 지분 축소나 강제 매각 가능성은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가 미국 석유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 보조금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 자본을 밀어내겠다는 의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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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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