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증가하는 '로펌의 전경 영입'..."수사권 조정 따라 지속될 것"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8 13:43

수정 2026.01.08 13:43

지난해 12월 전직 경찰관 절반 이상 로펌 재취업 시도
검찰 개혁 등 형사소송체계 변화 대응 위한 로펌들의 출구전략
그래픽=이준석. 파이낸셜뉴스DB
그래픽=이준석. 파이낸셜뉴스DB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검찰 개혁 등 형사소송체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로펌들이 '전경(前警) 영입'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형사사건 수요의 증가 등으로 인해 '전경 영입'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취업 심사 결과를 통보받은 전직 경찰공무원 11명 중 로펌으로 취업을 신고한 이들은 전체의 50%가 넘는 6명이다. 같은 기간 재취업 심사 결과를 통보받은 검사는 1명이었고, 이마저도 대상처가 무역업체였다.

로펌의 '전경 영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관이 검사와 함께 수사의 주체로 등장했고, 문재인 정부의 검찰 직접 수사권 제한으로 경제범죄와 부패범죄 등을 제외한 상당수의 범죄의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갔다. 이로 인해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전직 경찰공무원의 로펌행이 줄을 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으로 검찰청이 올 연내 폐지 예정이고,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될 것이란 예측이 기정사실화되자 법조계에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전직 경찰관의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자료'에 따르면, 2022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퇴직한 경찰공무원 395명 중 119명(30.1%)이 로펌에 취업했거나 취업을 시도했다.

재취업은 대부분 대형 로펌으로 집중됐다. 특히 형사 전문 인력 수요가 높은 YK, 율촌, 세종, 김앤장, 화우, 광장, 태평양 등이 주요 취업 대상으로 확인됐다.

전직 법관 출신인 한 로펌 관계자는 "최근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경찰관도 영입하는 추세가 있다"며 "특히 최근 변호사 자격증이 없지만 수사 업력이 있는 전직 경찰관도 직원으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로펌 관계자는 "최근에는 수사의 방향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상당 부분 결정되면서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경찰 출신 변호사들은 수사 개시부터 압수수색, 조사 진행, 송치 판단에 이르기까지 수사 절차와 현장 관행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정교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사건이 늘어난 것 역시 로펌의 '전경 영입'에 불을 지핀다. 또 다른 로펌 관계자는 "최근 민생범죄 등 형사사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보니 로펌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형사사건은 급증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경찰서에 접수된 고소·고발 건은 67만7979건에 달하는데, 이는 직전년인 2023년의 45만2183건과 견줘 56.8% 증가한 수치다.

한 간부급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023년 11월부터 전건접수제(인지한 범죄 사건을 예외 없이 공식 접수·기록)를 시행해 과거와 달리 민원인이 들고 오는 모든 고소·고발을 접수해야 한다"며 "이 중에는 범죄의 구성요건에 맞지 않거나 사실관계가 부정확한 고소·고발도 많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접수하고 수사를 해야 하므로 형사사건의 수요가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로펌의 '전경 영입'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 로펌 관계자는 "수사권 조정이란 정책 변화 대응을 위해 경찰 출신의 영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